21일 김 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내외가 공군 1호기를 타고 영국에 도착했을 때, 트랩 아래에는 영국 정부를 대표한 두 사람과 왕실 대표 한 사람이 영접을 나왔으며, 리셉션장으로 가는 경로에는 사이드카 4대가 콘보이를 맡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알려져 있다시피 정상급과 왕족이 500여명에 이르렀는데다, VIP로 분류되는 규모만 해도 2000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영국 측이 상대적으로 대한민국 정상에 대해 예우와 준비에 신경 썼음을 알 수 있다”라고 짚었다.
김 평론가는 “오늘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주한 영국 대사가 한국 언론에 출연해, ‘영국 방문, 국왕과의 만남, 장례식 참석이 모두 조문이다’라고 발언했다”며 “‘홀대’의 사전적 의미는 ‘소홀히 대접함’이며, 비슷한 말로는 ‘괄시’, ‘냉대’, ‘천대’ 등이 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입장하는 각국 정상들 사이 우리 대통령 모습에서, ‘홀대’나 ‘괄시’가 느껴졌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홀대’에 관한 시각적 묘사라면, 정상회담 3박 4일 일정 가운데 10끼 중 8끼를 혼밥으로 충당했던, 지난 정부 중국에서의 그 장면이 최적화된 설명이 아니겠는가”라며 “또한 의전 참사라면 2018년 10월 벨기에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혼자만 사진에 찍히지 못했던 그 정황은 어찌 빼놓을 수 있겠는가”라고 민주당 등 야권을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내 눈에 들보에 관한 기억을 망각하고 어이없는 공격과 비판에만 골몰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정말이지 상식적 차원에서 납득과 이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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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조문 외교를 하겠다며 영국에 간 윤 대통령이 교통 통제를 이유로 조문을 못하고 장례식장만 참석했다”며 “국민은 왜 윤 대통령만 조문하지 못했는지 궁금해한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BBS에서 “다른 나라 대통령들처럼 대우받고, 그 안에 들어가서 조문하길 바랐던 건데 그렇지 않고 조문록만 작성하고 왔다니 온 국민이 ‘이건 뭐지?’, ‘왜 저렇게 된 거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 측) 홀대라면 홀대가 되지 않도록 했어야 하는 것이고, 우리 쪽 실수였다면 큰 문제”라며 “교통 통제를 감안하지 못했던 우리 쪽의 의전 문제도 있다”고 짚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전 비서관은 MBC에서 “조문은 일종의 패키지인데 윤 대통령은 육개장 먹고 발인 보고 왔다는 것”이라며 “조문은 못 하고 운구한 다음 홀로 남아 결국 방명록을 작성한 게 조문을 대체할 수 있나”라고 따졌다.
반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위상과 국격을 높이기 위해 정말 고군분투하고 애쓰시는 외교무대에서의 정상을 그런 식으로 폄하하고 깎아내리는 건 누워서 침 뱉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어 “대통령은 정말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정상외교 강행군을 하고 있다. 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도 가셔서 각국 정상들과 활발한 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데 격려와 성원을 보내드리는 게 온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왕실과의 조율로 이뤄진 일정”이라며 “왕실 입장에선 모두가 일찍 와도 낭패일 것이다. 수많은 국가의 시간을 분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비롯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 등 다수 정상급 인사가 조문록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참배가 불발됐거나 조문이 취소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각에선 대통령이 지각했다는 주장도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윤 대통령의 전용기가 런던에 먼저 도착해 30여분 이상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면서 “교통 상황이 좋지 않아 영국 왕실에서 참배 및 조문록 작성을 다음 날로 순연하도록 요청했고, 저희는 왕실 요청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부대변인은 “의전에 실수가 있었다, 홀대를 받았다는 것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날 김은혜 홍보수석이 말했듯 한 국가의 슬픔을, 특히 인류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더 큰 슬픔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