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아프간 탈출한 3세 꼬마, 캐나다서 아빠 만났다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며 이를 피해 홀로 탈출한 3살 소년이 캐나다에서 아빠와 극적으로 재회했다.

캐나다 공항에서 아버지와 재회한 3살 소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캐나다 글로브앤드메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아프간 수도 카불을 홀로 탈출했던 알리(가명·3)는 지난 1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아빠를 만났다.

그는 당초 엄마와 다른 형제 4명 등과 함께 이동 중이었으나 지난달 26일 카불공항 외곽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며 헤어지게 됐다. 이후 알리는 한 10대 소년에 의해 현장을 대피한 뒤 카타르행 항공기에 오를 수 있었다.

알리는 카타르에 도착한 뒤 2주간 보육원에서 생활했으며,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관계자와 함께 캐나다로 향했다.

2년 만에 아들과 재회한 아빠는 “2주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 건과일 사업을 하던 알리의 아빠는 2년 전 캐나다에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현지에 남아있는 알리 가족들도 다행히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알리처럼 보호자 없이 홀로 카타르, 독일 등에 있는 난민 수용기지로 대피한 미성년자가 300명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헨리에터 포어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홀로 아프간을 탈출한 아이들이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신속히 신원을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탈레반을 피해 아프간을 떠난 난민들을 위한 수용 프로그램 대상을 총 2만명으로 늘린다고 지난달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