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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이남은 제주국제공항과 거리가 멀어 중국 보따리상 유치가 어렵기 때문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제주 시내면세점 특허에 공을 들여왔던 신세계면세점으로서는 인천국제공항 재입찰 참여 여부와 더불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제주지역 신규 면세점 특허를 철회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기획재정위 소속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부에 대기업 면세점의 허가 결정을 원점 재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제주도 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반발이 매우 거센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란 취지다.
기재부는 면세점 사업 특허를 추가로 내주기로 한 결정을 번복하면 정부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고 시장 참여자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 다만 지역경제에 기여하면서도 상생협력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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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공고는 나지 않은 상황이다. 관세청은 지난달 말 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공고할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제주도민의 반발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기재부가 나서 시내면세점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어 늦어도 이달 중에는 공고가 날 것이란 전망이다.
제주 시내면세점 입찰은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2파전이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미 제주 시내면세점 유치를 위해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뉴크라운호텔 부지 매입을 추진하는 등 제주도 진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왔다. 제주도의 반발과 코로나19 영향으로 20억 원 상당의 위약금을 물고 부지 매입 계약을 해지했지만 제주도 진출 의지는 꺾이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부지 선정은 물론 제주도 내 반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만큼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비해 한 발 앞선단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대형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 입찰전에서는 업력과 경험이란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라면서 “신세계면세점이 제주 진출에 공을 들여온 만큼 전략상 앞서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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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에 몰린 면세점…형평성 위해 서귀포 입점설 솔솔
기재부의 결정으로 제주도 시내 면세점 사업엔 청신호가 켜졌지만 입찰을 고려하는 후보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단 지적이다. 이번 제주도 시내면세점 입찰은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에서 시내면세점 허가 결정 의지를 내비치며 지역경제 기여와 상생협력이란 단서 조항을 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면세점이 몰려있는 제주시 인근이 아니라 서귀포시에 면세점을 유치할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기점으로 북쪽과 남쪽의 경제 규모 편차가 심한 편이다. 일례로 북쪽에 위치한 제주시의 경우 지난 2017년 지역내 명목총생산은 14조 441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남쪽에 위치한 서귀포시의 경우 5조 9369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신세계면세점의 서귀포시 입점을 비롯해 남부 경제권에 투자를 진행하는 조건 등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후문이다. 기존 제주 시내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제주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이 모두 제주시 연동에 위치하고 있어 면세점 한 곳은 형평성 차원에서 서귀포시에 입점 시킬 수 있단 설명이다.
신세계免 “다양한 부지 물색…특허 공고 보고 결정”
문제는 서귀포가 공항과 멀다 보니 중국 보따리상들이 방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 보따리상들이 큰 손 역할을 해주는 제주시 입점 면세점보다 매출이 더할 수밖에 없어 당초 제주도에 시내면세점을 내려했던 의미마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력 후보로 꼽히는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재입찰 참여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입찰에서 사업권을 확보할 경우 최장 10년 동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공항 면세점 매출이 0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입찰 참여를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다.
인천국제공항과 제주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두고 신세계면세점도 장고에 들어간 모양새다. 다만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뉴크라운호텔 부지 매입 계약을 해지했지만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다양한 후보지를 물색해 왔다”라며 “부지 마련과 관련해선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서귀포 입점설’은 아직 추측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당 관계자는 “제주도 시내면세점과 관련한 다양한 예측이 나오지만 자세한 사항은 특허 공고가 나와야 판가름할 수 있다”라면서 “면세점 특허 공고 시 나오는 조건들을 보고 입찰 참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