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명품관(본점)은 공식적으로는 오늘 하루 휴점을 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의 VIP 초청 행사(P-Day)를 하기 위해서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휴점 공지를 하고 정문은 닫지만, 다른 백화점의 휴점일처럼 영업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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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백화점 홈페이지를 보면 본점의 경우 전년도 연간 구매액(1.1~12.31)에 따라 VIP를 선정하고 등급을 나눈다. 이 중 연간 35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부터 VIP 행사에 초청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해마다 상·하반기 한번 씩 P-Day 행사를 연다. 다만, 올해 상반기(5월)에는 다른 때와 달리 휴점을 하지 않고 VIP 고객에게만 할인혜택과 시식권, 기프트카드(2만원)를 제공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민적인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떠들썩한 연회 형식의 행사를 피한 것이다.
국내 백화점 중 이러한 VIP 초청 행사를 하는 곳은 갤러리아 백화점이 유일하다. 롯데백화점도 VIP 초청 행사를 하지만 영업을 시작하기 전이나 영업시간이 끝난 후에 VIP만을 위한 행사를 따로 열어 연장 영업을 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독 갤러리아의 VIP 초청 행사가 빈축을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밖으로는 백화점이 쉬는 날인 것처럼 공지하고, 뒤로는 ‘돈이 되는’ 고객들만 따로 부르는 공공연한 차별대우를 한다는 점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우수 고객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 매출액 중 일부를 소아 난치병 환자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메이크어위시재단’에 기부하는 등 좋은 의도로 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갤러리아의 VIP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압구정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34)는 “휴점일이라고 하길래 통상적인 쉬는날로 생각했다”며 “얼마나 대단한 혜택을 주는지 모르겠지만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느껴져 기분이 나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측이 VIP 초청 행사에 대해 드러내기를 꺼리는 것도 이러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며 “대다수의 일반 고객도 백화점 입장에서는 중요한 만큼 최근에는 위화감을 조장하는 행사는 자제하고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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