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자들의 암울한 전망과 금융위기 주범인 미국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는 현장이었다. 위기 이전인 3년 전만해도 WEF(세계경제포럼)가 버블 경제의 대명사였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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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당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 사태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과거 경험으로부터 명확한 지도를 그려낼 수가 없다"고 토로했었다.
1년이 지난 올해의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은 오는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될 예정이다. 40회째를 맞는 올해 WEF는 한 해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될 전망이다.
회의 주제는 `세계를 개선하라: 다시 생각하고, 다시 디자인하고, 다시 건설하자(Improve the State of the World : Rethink, Redesign, Rebuild)`. 최악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가 이제 극복되고 있는 과정에서 세계 경제가 나아갈 방향과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밝힌 강력한 은행 규제안은 이같은 분위기를 잘 반영하는 조치로, 이번 회의에서 핫이슈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해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올해 첫 참석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새 CEO,로버트 E.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즈 대표 등 은행가들에겐 이번 회의가 은행 규제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계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 대표들은 규제 당국 관계자나 정치인들과 직접 만나 로비를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위기로 인해 위상이 땅에 떨어진 은행가들은 실적 회복에 따라 보너스 잔치를 벌이려 해 공분을 사고 있고, 미국의 경우 1930년대를 회상시키는 강력한 규제의 철퇴를 맞은 상황. 여기에 아이티 지진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들의 행태는 더욱 비난을 사고 있는 참이다.
이번 포럼에선 또한 `파워 시프트`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BBC는 10년 전만해도 힘을 갖고 있던 선진 7개국(G7) 대신에 새로운 7개 대형 이머징 국가(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경제가 더 커질 것이란 프라이스워터파우스쿠퍼스(PwC) 전망을 인용, 개발도상국가들의 위상이 커지고 있음이 이 자리에서도 확인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럼 참석자도 한국이나 중국 인사들이 서구 인사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번 포럼에선 사이버범죄와 세계 무역, 부패, 기업들의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 아이티 재건 문제 등도 무게있게 논의될 예정이다.
또한 WEF가 올해 낸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는 늘어나는 복합적인 리스크에 대항한 글로벌 복원력을 강화할 추가 조치가 없다면 두 번째 경제적인 동요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에서부터 은행 구제와 민간 보증으로 불어난 국가 부채 등은 리스크가 되고 있다.
한편 이번 WEF엔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으로서 참석, 28일 특별 연설에 나설 예정이며, 루이즈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등의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또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 등 기업인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 석학을 포함한 2500여명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