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자국산업 보호규제에 `수출 비상`

인도·중국·미국·노르웨이 등 기술규제 도입
수출국에 부담.."정부 신속대응 필수"
  • 등록 2009-02-17 오전 11:04:19

    수정 2009-02-17 오전 11:04:19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에 접어들면서 세계 각국들이 일제히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전에는 없던 인증서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 각국마다 수입을 억제하고 자국 기업들을 감싸안기에 혈안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린 셈이다.

1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술규제를 대웅하기 위해 지경부 기술표준원에 `TBT 중앙사무국`이 설립된 이래 각국의 신규 규제들에 대한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말 수입하는 철강제와 철강제품에 대해 강제인증을 도입키로 했다. 인도정부는 소비자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표명하고 있지만, 사실 수입제품에 대한 제한과 자국산업 보호가 목적이다.

우리나라 5개 업체가 인도로 수출하는 철강재는 2007년 기준으로 9억5000만달러 규모다.

에콰도르도 수입 공산품에 대해 시험성적서와 적합성 인증서를 요구하는 기술규제를 지난해 말 공포했다. 기기부품·자동차·타이어 등 우리나라 제품의 지난해 에콰도르 수출은 6억2600만달러로, 전년대비 46.2% 증가하는 등 수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닥친 악재다.

각국의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기술규제 도입은 이 뿐만 아니다. 미국은 어린이용품 수입에 대해 제3자의 적합성인증을 의무화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든 수출기업이 선적 전에 정부가 인정한 기관에서 수출품 적합성인증서를 발급받도록 고쳤다.

중국의 경우 정보보안제품에 대해 강제인증 제품으로 새로 지정했고, 노르웨이는 소비자제품의 18개 유해물질에 대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이같은 각국의 수입 기술규제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WTO에 통보된 각국의 새로운 기술규제는 지난 2006년 875건에서 2007년에는 1016건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서는 1247건까지 확대됐다.

지경부는 "이러한 신규 기술규제는 수출국 입장에서는 기존의 방식을 변경해야하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TBT 중앙사무국`을 통해 해외 각국의 부당한 기술규제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정부의 철강제품 강제인증 도입과 관련해서는 일본, 미국, EU 정부와 공조해 IS1786(고강도 철근과 철선) 등 3종에 대해서는 철회하고, IS277(아연도 강판) 등 15종에 대해서는 내년 2월로 시행을 연기토록 했다.

에콰도르의 인증제도 도입도 시행일을 오는 8월까지 연기토록 했다 . 이밖에도 정부는 노르웨이의 유해물질 사용금지관련 규정에 대해 WTO 등에 문제를 제기해 시정조치했고, 중국의 정보보안제품의 강제인증 도입은 미국, 일본과 공조해 시행을 전면 보류시켰다.

지경부는 "최근 각 국가의 보호무역 추세하에 이러한 외국의 기술규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은 기업의 수출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며 "신속한 기술규제 정보 입수와 TBT 규제당국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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