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는 그동안 재건축 추진, 마천뉴타운 개발, 송파신도시 조성 등 대형 개발 호재가 터지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그러나 정부 규제로 중층 재건축 추진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잠실주공, 시영아파트 1만8000여가구가 입주하면서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침체, 재건축 규제, 입주 물량에 가격 하락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송파구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2006년 5월 2256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법조타운 조성, 송파신도시 개발, 재건축 등의 호재를 발판으로 2006년 12월 2500만원을 돌파한 후 2007년 8월 2558만원으로 3.3㎡당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5월 2482만원으로 3.3㎡당 2500만원이 무너진 뒤 8월 현재는 2456만원으로 2006년 10월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송파신도시와 법조타운 조성 등 개발 기대감에 호가가 급등세를 보였던 문정동 한신아파트 가격은 올들어 꾸준히 하향 조정되는 양상이다. 이 아파트 109㎡(32평) 로열층은 1년 전에 7억1000만원을 호가했다. 그러나 현재는 5억5000만원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 1년 만에 1억6000만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가락동 쌍용 128㎡(38평)도 작년 최고가 대비 1억원 가량 빠진 5억8000만~6억3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시장 침체와 함께 무거워진 세금부담, 장지지구 입주 등이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1만8000가구 `입주폭탄`..잠실아파트 가격 하락
송파 집값 하락에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하는 게 대규모 입주 물량이다. 잠실 일대에는 10월까지 모두 1만8000여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이뤄진다.
가장 먼저 입주를 시작한 곳은 잠실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로 5573가구다. 또 잠실시영을 헐고 새로 지은 파크리오 단지가 6864가구, 잠실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엘스가 5678가구에 달한다. 이들 아파트는 8월과 9월에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다.
잠실역과 성내역 중간에 위치한 장미아파트도 1년 전보다 2억~3억원 떨어졌다. 이 아파트 92㎡(28평)는 현재 6억5000만원에서 7억원, 109㎡(33평)은 7억8000만~8억2000만원, 128㎡(39평)는 9억~9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입주적체 해소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 반등 가능성
향후 송파구 집값 향배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주 적체물량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내년 이후 반등할 여지가 높다고 말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1만8000여가구에 달하는 잠실 새 아파트 입주로 주변 아파트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입주 적체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반등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도 "잠실 일대 집값은 제2롯데월드, 송파신도시 등 호재가 많아 장기적인 관점에선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대출규제나 재건축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단기에 집값이 뛰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