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타운, 도시 성장률 1위에 오른 비결

소비력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 이주에
3년 연속 인구증가율 1위 차지하기도
65세 이상 고령층 재산세 상한제 도입
  • 등록 2024-07-07 오후 4:16:38

    수정 2024-07-07 오후 7:05:32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미국 텍사스주의 윌리엄슨카운티에 있는 도시인 조지타운 시장인 조쉬 슈뢰더(47)는 요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소비가 살아나면서 도시에 생기가 넘치기 때문이다.

이는 조지타운의 계획도시인 ‘선시티 텍사스’(Sun City Texas)에 부유한 베이비부머 세대(미국 1946~1965년 사이 태어난 세대) 수천명이 정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선시티 텍사스는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피크볼 코트 등을 갖춘 5421에이커(2194만㎡) 규모로, 조지타운 인구 총 9만6000명 중 1만7000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조지타운에 들어선 단독주택 구매자의 평균연령은 73세로, 경제력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라는 점이다.

이들이 선시티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조지타운의 소비가 크게 증가했고, 상점과 식당, 병원 및 진료소 등 매년 수백개의 일자리가 증가했다. WSJ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정착 자체가 조지타운의 경제부양책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노년층 소비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수십년간 주식과 저축, 부동산 등의 자산을 키워왔으며 현재는 자녀 양육을 마치고 골프와 콘서트, 브런치 등을 즐기는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가계 자산의 약 70%는 55세 이상의 장년·고령층이 보유하고 있다. 이는 1989년 50% 미만에서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55세 이상이 미국 개인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5%로, 30년 전 29%에 비해 16%포인트 증가했다.

실제 부유한 베이비부머 세대 이주가 증가한 조지타운은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1위에 올랐다. 아울러 인구조사국 데이터 분석 결과, 인구 5만명 이상 도시 가운데 3년 연속 인구 증가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새 고령층의 이주가 증가한 것은 오래전 매입한 주택 가격이 급증하자 매각한 뒤 새집으로 갈아타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반면 젊은층은 7%에 이르는 비싼 모기지 금리로 인해 이주가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을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조지타운의 세금 정책도 부유한 베이비부머 세대 유입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조지타운이 포함된 텍사스주는 주 소득세를 받지 않고 있다. 아울러 조지타운에서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에 대해서는 재산세 상한선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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