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현수 러시아 귀화가 이재명 때문?'

  • 등록 2022-02-09 오전 9:20:33

    수정 2022-02-09 오전 9:24:5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때문에 안현수(빅토르 안)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가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이 후보 측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7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일어난 중국의 편파 판정으로 인해, 국내 누리꾼 사이 안 코치는 눈엣가시가 됐다.

이 가운데 원 본부장은 8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는 쇼트트랙 경기 장면이 나오면, 눈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안현수(빅토르 안)가 속했던 성남시청 빙상팀 해체할 때 이재명 성남시장, ‘직장운동부 1명이면 가난한 아이 3명을 도울 수 있다. 나는 인권변호사 출신이라 이런 데 돈 못 쓴다’며 모라토리엄 핑계를 댔지만, 그게 가짜 부도였다는 것, 이재선 형님이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시장의 팀 해체로, 안현수 선수는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시장 재선 선거를 앞두고는 성남시 예산 300억 투입해서 성남일화 구단 인수한 게 지금의 성남 FC”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성남 FC는 6개 기업에서 160억 협찬받고, 이재명 시장 측근이 뭉칫돈 현금화(했다)”며 “이랬던 이재명 후보가 중국 올림픽에 나간 쇼트트랙 선수 응원할 염치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5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혼성 계주 결승전 후 열린 메달 세리머니에서 중국팀 안현수 기술코치가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이 후보 측은 “원 본부장은 조작 전문가로 전락한 것인가?”라고 맞섰다.

전용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원 본부장의 거짓말이 매일 진화하고 있다”며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원 본부장은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악의적인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며 “과거 안현수 선수 아버지의 인터뷰만 확인해도 무엇이 진실인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안 코치의 아버지는 2014년 2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성남시청 해체되기 전에 (안)현수는 러시아 가는 것이 확정돼 있었고, 성남시청이 해체가 안 됐어도 러시아 가기로 벌써 결정이 다 돼 있었던 상태이기 때문에 성남시청 해체가 러시아 가게 된 동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이러한 내용을 공유하며 “존재감을 잃어가는 원 본부장은 이렇게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까지 국민의 눈길을 받고 싶은 건가. 끼워 맞추기도 적당히 해야지 부끄럽지도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4년에도 홍문종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안 코치의 러시아 귀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 소속팀 해체 책임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에 돌렸다.

성남시는 2010년 모라토리엄 선언 여파로 안 선수가 뛰던 빙상부를 포함한 직장운동부 15개 중 12개를 해체한 바 있다.

그러나 홍 사무총장의 주장은 당사자인 안현수 측에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 후보도 트위터를 통해 “안현수 귀화는 성남시청과 무관하다고 안현수 부친이 밝혔는데, 법적 조치는 분명하다, 도를 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과거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며 ‘쇼트트랙 황제’라 불렸던 안 코치는 2011년 국내 빙상계 파벌 논란에 휩싸이고 무릎 부상 여파로 시련을 겪다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한 러시아에서 대표팀 선수로 활동했다.

2020년 선수 은퇴를 선언한 안현수는 지난해 중국의 러브콜을 받고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기술코치로 합류했다.

이 가운데 지난 5일 2000m 혼성 계주에 이어 7일 남자 1000m에서 중국의 편파 판정이 이어졌고 급기야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 등 우리 선수들이 희생양이 되자 국내 누리꾼의 분노는 안현수를 향했다.

그러자 안 코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금 일어나고 있는 판정 이슈가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는 선배로서, 동료로서, 지도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가족을 향한 악성 댓글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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