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만난 바이오업체 에스바이오메딕스의 한창희(56)사장은 ‘회사를 키워내보겠다’는 자신감이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한 사장은 한미약품 최고재무관리자(CFO) 출신으로 지난 1996년부터 20년간 한미약품(128940)에서 재무를 총괄한 ‘한미맨’이다. 등기이사를 9년간 역임하며 지난해까지 한미약품 경영지원 본부장 부사장을 맡았다. 그는 올해 초 회사를 떠났고 지난 7월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사장으로 선임됐다. 한 사장은 “에스바이오메딕스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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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스킨은 자신의 피부에서 섬유아세포를 채취, 분리 배양한 후 피부 진피층에 직접 투입해 손상된 피부를 원상태로 복원시키는 제품이다. 섬유아세포는 섬유성 결합조직의 중요한 성분을 이루는 세포로 진피층의 80%를 차지하는 단백질인 콜라겐의 형성을 담당한다. 큐어스킨은 보톡스나 필러 제품와 같은 주름 개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 높은 시장성을 기대받았지만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매출은 2억원에도 못 미친다.
그는 “큐어스킨의 주름 개선 효과는 2년 이상 지속돼 보톡스나 필러보다도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지만 가격이 비싸고(1회 시술비용 500만원 가량) 영업력이 취약해 매출은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직원 25명 중 영업사원은 3명에 불과하다.
한 사장이 생소한 바이오벤처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차세대 세포치료제에 대한 매력이다. 그는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연구 잠재력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큐어스킨과 같은 세포치료제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도 착수했다. 최근 한창희 사장과 함께 국내 배아줄기세포 분야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김동욱 연세대 의대 교수도 이 회사의 등기임원으로 합류했다. 그는 “줄기세포치료제는 세계 시장에서 블루오션이고 우리나라와 글로벌 연구 수준 격차가 크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김동욱 교수 연구팀 등과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척수손상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신경전구세포를 척수손상 부위에 이식해 신경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기술이 활용된다. 김동욱 교수의 원천기술과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셈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서울아산병원과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줄기세포치료제 연구도 추진 중이다. 아산병원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에스바이오메딕스에서 배양하는 방식으로 상업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관절염, 아토피, 탈모치료제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큐어스킨을 개발하면서 임상시험이나 허가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됐다는 게 한 사장의 평가다.
한 사장은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큐어스킨’을 시작으로 면역세포치료제, 성체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등 모든 세포치료제 분야를 도전하는 셈이 된다”고 평가했다. ‘큐어스킨’를 캐시카우 삼아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겠다는 밑그림이다. 국내 최대의 세포치료제 생산센터를 설립하고 위탁생산대행(CMO)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코스닥 시장 상장도 추진한다. 지난달 상장 주관사로 KDB 대우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섰다.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연구 단계도 진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7년말 이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한 사장은 내다봤다.
그는 “이 회사에 합류하면서 직원들에게 20년간 함께 하자고 했다. 줄기세포치료제 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에서 내 꿈을 이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창희 사장은 전주대 경영학과, 서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77년부터 벽산건설에서 근무했다. 1996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한미약품에서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