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는 5일(한국시간) 런던 울리치 왕립포병대기지에서 열린 대회 사격 남자 50m 권총에서 662.0점을 쏴 661.5점의 대표팀 후배 최영래(30·경기도청)를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선에서 562점을 쏴 5위에 머물렀던 진종오는 결선에서 100.0점을 기록해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9번째발까지 1.6점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마지막 발에서 10.2점을 적중시켜 8.1점에 그친 최영래를 극적으로 따돌렸다.
감정이 복잡했다. 마냥 좋아할 수도 안타까워할 수도 없었다. 금메달은 물론 경사이지만 역전패를 당한 후배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부둥켜 안고 서로를 격려했다.
진종오는 “매우 기쁘면서도 최영래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크다. 기쁨과 미안한 마음이 공존하다 보니 아직까지는 정신이 많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1등으로 올라섰다가 2등으로 끝났을 때는 상대가 정말 밉다. ‘이렇게 돼 참 미안하다. 그리고 축하한다’고 말했다. 오늘 이 얘기를 영래한테 100번은 할 것 같다”고 어쩔 줄 몰라했다.
진종오는 “심리적으로 편하지는 않았고 욕심은 났다. 초반에는 부드럽게 나가다가 중반부터 긴장해서 내 방식대로 풀어나갔다”고 설명했다. 비법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무척 의미있는 금메달이다. 진종오는 이날 우승으로 이 종목 2연패와 10m 공기권총에 이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스포츠 역사상 하계 올림픽 개인 종목 2연패와 사격 2관왕 등극은 최초의 기록이다.
진종오는 “2관왕 욕심은 절대 없었다. 결선만이라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연습 떄 50m가 너무 잘됐다. 이렇게만 쏘면 무조건 금메달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못됐나 보다. 본선에서는 어찌나 안 맞던지 10년은 늙은 것 같다”고 웃었다.
한국은 진종오를 마지막으로 당초 목표로 삼았던 금메달 10개를 완성했다. 10m 공기권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1호 금메달을 쏜 진종오는 피날레도 자신의 힘으로 장식했다.
금메달 2개로 대회를 모두 마친 진종오는 “오늘 저녁에 회사(KT) 직원들과 저녁 약속이 있다. 이후 최영래 선수와 오늘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끝까지 후배를 챙겼다.
한편 진종오는 마지막 한 발로 1억원의 보너스를 챙겼다. 앞서 딴 금메달까지 합치면 최소 2억원이다. KT 관계자는 “회사 내규상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1억원을 준다. 은메달은 5000만원인데 진종오가 마지막 한 발로 1억원을 만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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