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지상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의 건물을 초고층이라 한다. 현재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은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 160층, 810m 높이로 건설 중인 '버즈 두바이'다. 기존 대만 `국제금융센터`(101층, 508m)보다 300m나 더 높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제다에 375층, 1600m 높이의 '더 마일 하이 타워'(The Mile High Tower)를 세우면 버즈 두바이도 2위로 밀려나게 된다. 서울라이트(seoulite) 빌딩이·133층에·640m이고, 잠실 제2롯데월드도 112층, 555m 이므로 그 크기와 높이를 서로 비교해 짐작할 수 있다.
◇ 한국은 초고층 경쟁중
여의도에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는 것도 인상적이다. 1985년에 지어진 63빌딩과 함께 최고 72층 높이의 파크원, 서울IFC(국제금융센터·최고 55층)가 2011~2013년에 차례로 완공되면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입주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과 서울의료원·한국감정원을 연계해 114층 높이의 복합빌딩을 짓는 프로젝트(94만4757㎡,·28만5700평)도 추진 중이다.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는 국제비즈니스센터와 문화·예술·관광·쇼핑시설이 어우러진 최고 60층짜리 건물 4개 동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성동구 성수동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에 110층으로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 사옥'은 컨벤션센터와 연구·개발센터, 호텔과 사무실 등으로 구성된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되는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에는 65층(305m) 높이에 사무실, 상업시설, 호텔, 전망대 등을 갖춘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2010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에는 110층 높이의 인천 시티타워(450m)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용산드림타워(150층, 665m), 부산 롯데월드 타워(107층, 510m) 등도 눈여겨 볼만하다. 도시 속의 도시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 경제적 효과와 개발 리스크
세계적인 키 높이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명예와 자존심, 실리 때문이다. 세계에서 최고 빌딩이라는 수식어는 국가적인 명예와 함께 훌륭한 관광자원이 된다. 물론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는 경기 침체기에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땅을 효율적으로 개발한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끼고 개발 붐이 일어났다.
그러나 초고층 빌딩 사업만이 갖는 부담과 부작용도 상당하다. 우선 건물을 100층 이상 지으려면 각종 첨단기술에 특수 자재가 사용돼 건축비가 일반 빌딩보다 2~3배 이상 들고 유지 관리비도 비싸다. 당연히 다른 일반 건물에 비해 임대료나 분양가격이 상당히 높아져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금융 위기의 여파로 금융기관 등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조달이 제대로 안돼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다.
그뿐 아니다. 보통 초고층 빌딩에는 호텔·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것이 단골 메뉴다. 용도가 비슷한 빌딩이 3~7년 안에 동시에 들어설 경우, 공급 과잉으로 이어진다. 경쟁력이 없거나 분양 타이밍을 놓치면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초고층 빌딩은 주거용 아파트도 분양한다.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초고층 빌딩이라는 작은 도시가 망가지면 일반 국민들도 피해를 입는다. 정말 계획을 잘 세우고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