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이 성공한 5가지 이유

젊은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주효
출고가 낮추고, 신선한 이름 사용 등도 요인
저도 소주, 웰빙열풍과 맞아떨어져
  • 등록 2006-03-31 오전 10:20:17

    수정 2006-03-31 오전 10:20:17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두산(000150)이 내놓은 20도 저도 소주 `처음처럼`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달 7일 선보인 처음처럼은 출시 17일만에 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한데 이어, 출시 51일만인 지난 29일에는 3000만병(100만상자)을 팔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3000만병 판매 기록은 소주업계 밀리언셀러로 불리는 진로의 `참이슬`이 1998년 세웠던 91일 기록을 40일 앞당긴 것.

한기선 두산 주류 BG 사장이 3000만병 판매 돌파를 기념해 전직원에게 격려 편지와 케이크를 보내는 등 회사 분위기도 한껏 고무돼 있다.

김포에서 대형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예전에는 그냥 소주 달라는 손님에게 `산`소주를 갖다주면 열 중 아홉은 `참이슬`로 바꿔달라고 했다"며 "`처음처럼` 판매 이후 이제 그런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처음처럼이 그만큼 일반 대중들의 입맛에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산`소주가 주력상품일때까지만 해도 5%대에 머물러 있던 두산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처음처럼의 성공으로 두자리수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30대 젊은 층 타깃..집중공략

처음처럼이 이처럼 빠른 확산을 보인 것은 무엇보다 20~30대의 젊은 입맛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한기선 두산 주류BG 사장은 처음처럼 출시기념 기자간담회에서 "25~35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아 놓아야 이들 입맛이 50대 이후까지 유지된다"며 "처음처럼에 대한 모든 마케팅 활동을 25~35 젊은세대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두산은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처음돌이`라는 캐릭터를 도입,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강남과 종로, 대학로 및 수도권 등지에서 선거유세를 패러디한 카 퍼레이드 행사를 펼쳤다. 경쟁사인 진로에서 유사한 캐릭터를 만들어 같은 마케팅을 펼쳤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또 소주업계로는 최초로 홍보용 120ml 미니어처 150만병을 제작, 길거리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판촉행사를 벌이며 `처음처럼`을 알려나갔다. 각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 처음처럼을 제공하는 등 대학가를 위주로 한 마케팅에도 열심이다. 두산측은 올 봄 각 대학 축제를 기해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계획 중에 있다.

◇출고가 낮춰, 유통업계 `마진 보장`

출고가를 기존 800원에서 730원으로 70원 낮춘 것도 한몫했다. 출고가를 낮추게 되면 주류 도매상이나 업소 주인들은 인하분 만큼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두산은 출고가 인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기존 주류 도매상 위주의 판매망을 전환, 출시 1년전부터 도매상 관리 조직과 업소 관리 조직을 이원화해 운영했다. 신제품의 빠른 회전을 가능케 하기 위한 조치였다.

또 낮아진 출고가는 할인점이나 소매상에서의 소비자 판매가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았다. 현재 시중의 대형할인점에서 처음처럼은 840~850원에 판매되지만 진로의 참이슬은 890~900원에 팔리고 있다. 판매량으로 직결되는 것은 당연한 일.

한 대형할인점의 주류 담당 구매담당자는 "좀처럼 판촉행사를 하지 않는 진로에서 경품제공 등 사은행사를 열 정도"라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소주이름이 `처음처럼`? 희한하네.. 

`처음처럼`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처음처럼은 두산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공모한 1200여개의 후보작 중에서 선정된 이름. 신영복 교수의 시 `처음처럼`에서 영감을 얻었다. 두산은 신영복 교수의 작품제목과 서체를 그대로 가져다 제품에 응용했다.

이는 업계에서는 다소 파격적인 일로 여겨진다. 흔히 술 이름은 `맑다`, `깨끗하다`, `시원하다`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추세.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소주 이름들이 `참이슬`, `새찬`(소주), `화이트`, `시원`(소주), `잎새주` 등인 점을 봐도 그렇다.

또 소주 이름들은  보통 2~3자를 넘지 않는다. 두산이 5년전에 내놓은 `산`은 한 글자 였다.

회사 관계자는 "소주 이름은 짧아야 한다는 속설을 깨고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한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며 "술 마신 다음날에도 몸 상태가 원래대로 환원된다는 뜻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 신선한 이미지로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알칼리수를 응용한 제품력..웰빙열풍도 한 몫

알칼리환원수를 원료로 채택한 것도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낸 한 요인이다. pH 8.3의 알칼리수는 기름진 산성안주와 어울리는데다 자연 미네랄과 북어국에 풍부한 알라닌 성분이 포함돼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알칼리수 도입은 한때 대장암 투병 생활을 했던 한기선 사장의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한 사장은 "항암치료에 도움이 됐던 알칼리수로 소주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왔었다"라며 ""소주 성분의 80%를 차지하는 물을 바꿔야 근본적인 맛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알칼리수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이 가진 특징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웰빙 열풍도 `처음처럼`이 선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조금 덜 해로운 술을 마시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했던 것. 이는 소주 도수가 21도에서 20도로 낮아지는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두산의 한 임원은 "웰빙 트렌드에 따라 앞으로는 소주 도수도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소주 맛을 잃지 않는 선에서 도수를 차츰 낮춰 소비자들의 입맛에 부응하는 제품들을 계속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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