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태호기자] 미국 재계에서 `아이비 리그`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의 비율이 점차 줄어들고, 비 명문대 출신들이 CEO로 출세하는 사례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비 리그란 브라운, 콜럼비아, 코넬, 다트머스,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펜실베니아 등 미국 동부의 8개 명문대를 뜻하며 미국 대기업 CEO들중 다수가 아이비리스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학생들로부터 취학열기도 뜨거운 곳으로 평가받아왔다.
사라 리의 CEO 브렌다 반스는 일리노이주 록아일랜드의 오거스타나 대학을 졸업했다. 연 매출 196억달러에 15만4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사라 리는 여성 CEO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서는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반스는 하바드, 예일 혹은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했더라면 지금 어떠한 위치에 올라 있겠냐는 질문에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 오거스타나 대학은 나를 사라 리의 CEO로 만들었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주 휴렛패커드는 칼리 피오리나 CEO를 마크 허드로 교체했다. 마크 허드는 테니스 장학생으로서 베일러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오하이오주 데니슨 대학 출신의 마이클 아이스너를 대신해 월트 디즈니의 CEO가 된 로버트 아이거는 이타카 대학을 나왔다.
리크루트 회사인 스펜서 스튜어트는 2004년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CEO 가운데 아이비 리그에서 교육받은 사람은 11%로 지난 1998년 16%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이중 하버드 대학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가진 CEO 비율도 1998년 28%에서 2004년에는 23%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는 25년 전에도 똑같이 나타났었다. 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80년 포춘지 선정 100개 기업중 아이비 리그 출신 CEO는 14%를 차지했지만 2001년에는 10%까지 감소했었다.
비 아이비 출신 CEO의 증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프리 소넨펠드는 비 아이비 대학의 지위가 개선되면서 채용 담당자들이 자신들이 아이비 대학에서 부닥쳤던 `엘리트 의식`을 피해 비 아이비 졸업생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 리더십 연구소의(CELI) 설립자인 제프리 소넨펠드는 현 예일 대학의 부학장으로 3개의 하버드 학위를 가지고 있다.
소넨펠드는 또 "더 많은 아이비 졸업생들이 대기업 취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채용 담당자 가운데는 비 아이비 출신자들이 포함돼 있어 `감정적인 역차별`이 생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