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와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대상국 포함 등으로 최근 반등에 나선 항공주가 미국 대선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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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11.29% 올랐다. 지난 6일 장중엔 주가가 2만 4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진에어(272450)와 제주항공(089590)도 각각 13.07%, 8.25% 상승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경영권 분쟁 이슈에 얽힌 티웨이항공(091810)도 5.78%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항공 종목의 강세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 국제 유가도 하락하면서 탄탄한 실적 흐름을 나타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여름철 여객 증가에 중국 전자상거래 확대·수에즈 운하 통행 제한에 따른 화물 부문 수혜까지 겹치면서 3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6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오는 8일부터 한국 여행객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기로 한 점도 여행 수요 증가 기대감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단순히 중국 노선의 회복 수준을 넘어 항공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며 “저비용 항공사와 양대 국적사 모두에 수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항공주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 종목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미·중 갈등으로 직항 노선 공급 제한이 이어지면서 환승 수혜가 지속할 수 있고, 항공업 경쟁 촉진을 이어온 바이든과 민주당 정부가 물러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불확실성도 제거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그러나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다선에 따른 달러 강세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유가·항공기 리스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이 오르는 데다 유류할증료 등 부담에 여행 수요 감소가 나타날 수 있어 전통적으로 항공주는 약세를 보여왔다. 또한 대한항공의 외화부채는 28억달러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80억원의 외화평가손실도 발생한다.
이에 최근 며칠 대한항공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고 이날 0.21% 상승하는데 그쳤다. 티웨이항공은 0.3% 내렸고 진에어는 2%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원·달러 환율과 유가가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올 4분기 실적에서도 유가·환율 등 매크로 변수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