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오전 8시 30분쯤 지하차도에 진입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서 세종시 방면으로 출근하던 길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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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물이 벌써 이렇게 차 있는데, 제가 봤을 때는 (물이) 버스 (앞) 바퀴까지 왔다. 다시 차에 탔을 때는 (버스) 뒷바퀴까지 (물이) 갔다. 제 차를 못 돌렸다면 물이 제 차를 먹었을 것”이라며 그곳을 빠져나가기로 결심한 순간을 전했다.
안전교육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그곳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느꼈다.
A씨는 “제가 1차선에 있었고, 바로 옆 2차선에 차가 없었다. 돌릴 공간이 충분했다”며 “만약 거기 있다가 가만히 1분 정도 있었으면 저는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1차선으로 역주행하자 2차선으로 다른 차량들도 따라붙었다. 그는 창문을 열어 차를 돌리라고 손짓을 하며 소리치면서 역주행했다고.
그러면서 그는 연합뉴스에 “돌아가신 분께 예의가 아니”라며 육성인터뷰는 사절했다.
지난 15일 호우로 인해 물이 불어난 상태에서 궁평제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의 제방 일부가 무너지며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만약 A씨가 위험을 알리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가 늘어났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당시 급박했던 상황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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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참사는 인재(人災)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총체적 행정 부실이 만든 참사라며 정확한 사고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결국 정부가 침수 사고 규명을 위해 나섰다.
국무조정실은 15일 오전 8시 30분보다 한두 시간 전인 7시 2분과 7시 58분에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궁평 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한 차례씩 있었던 정황을 확인하고 충북도·청주시·흥덕구 등 현장을 담당하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및 경찰과 소방에 들어온 위험 신고와 후속 조치의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등 감찰에 나섰다.
모든 관련 기관이 예외 없이 조사 대상이 포함되며 결과에 따라 징계나 고발, 수사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