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연구팀, 암 면역치료 효능 높이는 치료제 확인

FOXM1 억제제 활용 면역치료법 개발해
  • 등록 2022-10-25 오전 9:12:31

    수정 2022-10-25 오전 9:12:3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기존의 암 면역치료에 사용되는 면역관문 억제제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치료 효과를 크게 향상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됐다.

국립암센터는 고성호·최용두 박사 연구팀이 암세포의 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전사인자 단백질 FOXM1 억제제를 사용해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데 이용하는 PD-L1 단백질의 생성을 차단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이를 활용한 획기적인 면역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립암센터 암생물학연구부 고성호 박사


암세포는 세포 표면에 PD-L1이라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시키는 면역관문 단백질을 과발현해 면역세포인 독성 T-세포와 상호 작용함으로써 T-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더라도 암세포를 공격할 수 없게 만든다.

글로벌 제약사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암세포의 PD-L1 면역관문 단백질과 독성 T-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을 억제해 T-세포가 암세포를 다시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항체 기반 면역관문 억제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항체로 만든 면역관문 억제제는 고비용으로 인해 암환자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암세포 증식이 빠르거나 종양 크기가 큰 경우 치료 효과가 미미하다. 또한, 최근 면역관문 억제제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심장독성 등의 심각한 부작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국립암센터 융합기술연구부 최용두 박사


고성호·최용두 박사 연구팀은 FOXM1 억제제를 암세포에 처리하면 암세포가 PD-L1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의 사멸까지 유도해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특히 면역치료 저항성을 보이는 폐암 동물 모델에서 FOXM1 억제제와 면역관문 억제제를 동시에 투여했을 경우, 각각을 단독으로 투여했을 경우에 비해 면역치료 효과가 크게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FOXM1 억제제는 암세포에 높게 발현돼있는 FOXM1 단백질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FOXM1 억제제를 이용한 단독 또는 병용 치료 시 정상조직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고성호 박사는 “FOXM1 단백질은 폐암, 대장암 등 여러 암종에서 과발현되어 있기에, FOXM1 억제제를 이용한 면역치료법은 부작용 없이 다양한 암종에서 암 면역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최용두 박사는 “FOXM1 억제제는 생산 비용이 낮아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낮춰 다수의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 효과를 검증해 실제 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공익적 암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바이오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IF 17.521)의 최신호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FOXM1 억제제를 이용한 면역 병용 치료법은 특허 출원을 마치고 현재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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