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공동 성명을 통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시대를 규정했다”며 “여왕은 지속적인 변화의 시대에 영국인들에게 안정과 자존심의 원천이었다”고 기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공공 기관과 군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그는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당초 예정했던 코로나19 대응 관련 연설도 취소했다.
그는 “여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엄한 지도자였다”며 “미국과 영국의 동맹을 심화시켰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왕위 계승권자인 여왕의 큰 아들 찰스 3세를 두고 “지속적인 우정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도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국의 한 매체에 “누가 그보다 더 위대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품위와 위엄, 지치지 않는 집무 윤리 등으로 고유한 여왕의 역할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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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했다. 그는 찰스 3세 국왕에게 보낸 서한에서 “여왕은 세계 무대에서 권위와 함께 정당한 사랑과 존경을 누렸다”고 애도하면서 찰스 3세 국왕을 향해 “어렵고 회복할 수 없는 상실 앞에서 용기로 이겨내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그는 “왕실 가족과 영국 국민 전체에 진심 어린 애도와 응원을 전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여왕이 70년 넘게 영국의 연속성과 통일성을 구현했다”며 “한 세기에 길이 남을 인상을 남긴 따뜻한 마음의 여왕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시는 애도의 의미로 에펠탑의 불을 껐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과 영국의 화해를 위해 그가 한 노력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던 여왕을 무척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여왕은 위기의 순간에 안정을 보장했고 사회의 진화 속에서 전통의 가치를 지켰다”고 회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여왕은 품위와 위엄, 전 세계에 걸친 헌신으로 널리 존경 받았다”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유엔의 좋은 친구였다”고 기렸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 국왕에게 애도를 담은 전보를 보냈다. 교황은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여왕은 아낌 없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찰스 3세 국왕에 대해서는 “주님의 위로와 힘의 서약으로서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빈다”고 축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70년 재위 기간 총 재직했던 교황은 총 5명이다. 여왕은 이 중 4명을 만났다. 여왕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2014년 바티칸에서 만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