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3일 금융투자의 강한 현물 매수에 코스피 지수가 2.87% 상승 마감했다. 3월 중순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상품이 고평가됨에 따라 금융투자가 대규모 매수차익(현물 매수, 선물 매도) 거래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물 고평가는 외국인이 선물을 강하게 매수한 영향 때문인데 이는 외국인 투자 심리가 단기적으로나마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시그널이란 분석이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금융투자는 3일 코스피 현물 시자에서 2015년 1월 이후 최대인 약 1조원을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며 “콘탱고 폭이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가 현물을 강하게 순매수한 이유는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차익거래 세력인 금융투자의 현물 보유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선물 저평가 상태가 잦아지면서 현물 잔고를 쌓아놓은 후 백워데이션(현물 고평가, 선물 저평가) 발생히 현물 잔고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즉,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매수차익 거래에 진입한 후 선물이 다시 싸지는 백워데이션이 나타나면 반대거래(현물 팔고, 선물 매수)를 통해 차익청산을 하려는 의도란 설명이다.
실제로 금융투자는 2019년 이후 선물이 이론가격 보다 0.1포인트 고평가될 때마다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약 790억원을 추가로 순매수했다. 3일은 코스피200 선물과 미니코스피200 선물이 이론가 대비 각각 0.15포인트, 0.14포인트 고평가됐다.
이런 선물 콘탱고 상태를 연출한 것은 외국인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강하게 매수하며 금융투자가 차익거래성 매매로 현물시장에 매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특히 미니코스피200선물을 7600억원 가량 매수했다. 왜 그런 것일까. 국내기관과 외국인 조달금리를 각각 CD 3개월 및 리보 3개월물로 적용해보면 3일 종가 및 6월 만기 선물을 기준으로 기관, 외국인의 선물 이론 베이시스는 각각 0.057포인트, 0.024포인트로 계산된다. 조달금리차로 인한 선물 이론가 차이는 약 0.03포인트 가량 벌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3일 시장 평균 베이시스가 0.2임을 고려하면 외국인입장에서 선물은 고평가된 상황임에도 선물을 매수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단기적(최소 선물이 현금 결제되는 6월 만기까지)으로나마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며 “이론가보다 비싼 가격에 선물을 매수했다는 것은 차익거래성 매매보다 시장 상승에 베팅하는 매매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매수차익 거래에 진입한 금융투자는 6월 만기때 어떻게 거래할까. 김 연구원은 “금융투자는 현물을 보유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해 매수차익청산 물량을 스프레드 매도(근월물 매도, 원월물 매수)로 이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