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로자 전체 연차휴가일 중 절반만 쓴다

문체부·한국관광공가 휴가 실태 조사
평균 연차휴가 15.1일 중 7.9일 사용
휴가사용률 52.3%…OECD 평균 못미쳐
연차휴가 전체 소진시 경제효과 29조원
"휴가 소진 분위기 조성 위한 정책 마련"
  • 등록 2017-07-16 오후 12:02:31

    수정 2017-07-16 오후 1:31:23

한국 근로자의 휴가 부여일수 및 사용일수(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근로자 대부분이 전체 연차휴가일수 중 절반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사용일도 5일 미만인 근로자가 가장 많았다.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근로자도 10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근로자의 휴가 사용 현황과 장애요인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휴가 확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휴가 사용 촉진 방안 및 휴가 확산의 기대효과’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직장 내 분위기 때문에 연차 사용 꺼려해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임금근로자의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평균 15.1일이며 사용일수는 평균 7.9일로 52.3%의 휴가사용률을 보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평균 휴가일수(20.6일)와 휴가사용률(70%)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휴가사용일에 대해서는 5일 미만이라는 대답이 33.5%로 가장 높았다. 연차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대답도 11.3%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늘어나지만 사용일수는 모두 평균 7.7일로 차이가 없었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과 비교했을 때는 공공기관의 휴가사용률이 44.7%로 민간기업(55.1%)보다 낮았다.

한국 근로자의 휴가사용 장애요인(사진=문화체육관광부).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요인으로는 ▲직장 내 분위기(44.8%) ▲업무 과다 또는 대체 인력 부족(43.1%) ▲연차휴가 보상금 획득(28.75) 등이 있었다. 연차휴가 사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도 16%나 차지했다. 이는 5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휴가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삶에 대한 만족감 하락(49.9%)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업무 능률 저하(38.5%) ▲스트레스 및 피로 누적으로 인한 건강문제(33.35) 등을 꼽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는 ‘이직 고려’, 30대는 ‘업무능률 저하’라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반면 50대는 ‘휴가 사용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 비율이 22.5%로 높게 나타났다.

휴가사용 횟수는 연평균 5.85회, 최장 휴가사용일은 평균 3.08일로 대체로 연차휴가를 짧게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휴가시 여가활동은 ▲국내여행 36.8% ▲휴식·기타활동 35.9% ▲해외여행 16.2% 순으로 나타났다. 여가활동 지출액은 ▲해외여행 239만원 ▲국내여행 74만원 ▲휴식·기타 33만원 ▲스포츠오락 25만원으로 조사됐다.

근로자들은 연차휴가 사용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직장내 인식이 달라지고 미사용 연차에 대한 금전 보상을 폐지할 경우 지금보다 더 많은 휴가를 사용할 것이라는 의사를 보였다. 휴가를 더 사용할 때의 활동에 대해서는 ▲국내여행 ▲휴식·기타 ▲해외여행 등이 있었다. 미사용 연차휴가 금전 보상을 폐지할 경우에는 여행이나 문화오락보다 휴식 및 기타활동을 하겠다는 대답이 높았다.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를 시행하는 직장 근로자의 경우 평균 9.9일을 쓴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평균 6.8일을 휴가로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를 사용하는 기업은 35.6%에 불과해 근로자의 휴가 확산을 위해서라도 연차휴가 사용촉진제 확대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연차휴가 100% 사용 시 경제적 파급효과 비교(사진=문화체육관광부).


△연차휴가 전체 소진시 소나타 46만대 판매 버금가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할 경우의 경제효과는 29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현대자동차 소나타 46만대 또는 삼성 갤럭시노트4 1670만대 생산할 때와 버금가는 경제적 효과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사용근로자 1400만명(고용노동부 고용노동통계포털 2016 상용근로자 기준)이 부여된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할 경우 ▲여가소비 지출액 16조8000억원 증가 ▲생산유발액 29조3000억원·부가가치 유발액 13조1000억원 증가 ▲고용유발인원 21만8000명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에서 국내관광 증가로 인한 생산유발액은 전체 81%에 해당하는 23조7000억원이었다.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2.7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직장생활 만족도 2.50% ▲가정생활 만족도 2.08% ▲건강상태 만족도 0.72%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장인이 휴가를 모두 사용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연차휴가를 다 사용할 계획이라며 공무원도 연차를 다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독려해 달라고 했다”면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관광시장과 내수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휴가 사용은 개인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어려운 내수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에서 진행한 이번 조사는 만 20세부터 59세까지의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 근로자 중 재직기간이 1년 이상인 임금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인사·복지 담당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하는 심층면접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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