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성공신화를 꿈꾸는 청년 창업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꺾일줄 모르는 패기로 무장한 2030 CEO들은 그 존재감만으로 우리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청년 실업의 고통과 99%의 상실감으로 가득찬 시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2030 CEO들의 경영철학과 성공스토리를 통해 희망의 길을 찾아본다. [편집자]
김세중(
사진) 젤리버스 대표의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23살에 찾아왔다. 김 대표는 연세대 재학 시절 창업에 나서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 사업과 클럽사업에서 짜릿한 성공을 거뒀다. 사업체를 매각하자 수억원이 들어왔다.
|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제공=젤리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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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만한 자신감으로 세 번째로 손을 댄 게 보석사업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1억원이 넘는 빚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던 게 화근이었다. 그때가 23살이었다.
김 대표는 당시 실패는 당연했다고 말한다. 그는 “두번의 사업을 성공하다 보니 무조건 내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돈을 보고 창업하면 실패한다’는 교훈도 깨달았다. 그동안은 왜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던 것이다. 돈을 빨리 벌고 싶었고, 그래서 사업을 더 키우기도 전에 매각할 생각이 앞섰다.
김 대표는 이후 빚을 갚기 위해 NHN과 넥슨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나 직장 근무는 회사 경영보다 더 힘들었다. 단순작업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은 변했다. 단순한 작업들이 하나의 과정으로 쌓이다 보면 보다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NHN과 넥슨이 그랬듯이 말이다. 그는 “회사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기 위해서는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끈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과 준비를 잘해야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지난 2009년 설립한 젤리버스에는 당시 샐러리맨으로서 느꼈던 교훈이 녹아있다. 젤리버스는 단순히 앱 개발사가 아니다. 김 대표는 그만큼 셀리버스 설립 전에 철저하게 준비했다. 사진 기술, 이미지에 대한 사람의 심리, 전문가와 일반인이 바라보는 사진의 차이점 등 사진과 관련된 모든 것을 터득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젤리버스 자체 이미지 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엔진을 제작하게 됐다.
젤리버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젤리버스의 사진 보정 앱인 ‘HDR FX’는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부문에서 전체 10위, 45개국에서 무료 사진 앱 분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젤리버스의 매출 중 국내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국내 앱 마켓에는 ‘픽스플레이(PicsPlay)’, ‘셀카의 여신’, ‘HDR FX’ 등 앱이 출시됐다.
현재 전세계 800만명이 젤리버스의 앱을 이용하고 있으며 올해 4월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김 대표는 “사진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디즈니나 픽사처럼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젤리버스의 비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