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정원] 빌딩 숲 사이 반가운 초록 공원

회색 도시 속에 숨은…
찾았다! 뒷마당에 춤추는 산수유
  • 등록 2008-03-27 오전 10:50:00

    수정 2008-03-27 오전 10:50:00

[조선일보 제공] ::: 중부경찰서 옥상정원

삭막하게만 느껴지던 경찰서… 그 위에 놀라운 옥상정원이 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중부경찰서 '제2별관' 건물 옥상, 몇몇이 자판기 커피를 뽑아 들고 한가로운 봄날 오후의 햇빛을 만끽하고 있었다. 중부경찰서 공보·기획 소남우 담당관이 "누가 여길 경찰서 옥상이라고 생각하겠어요"라며 웃었다.

말 그대로다. 245㎡ 넓이 예쁜 정원. 구절초와 소나무, 마름 같은 식물 30여 종을 곳곳에 심은 것은 물론, 조그마한 생태연못도 있다. 파라솔이 달린 야외 탁자 두 개, 이곳 저곳 벽에 기대 살짝 앉을 수 있는 '앉음벽', 원목을 깔아 놓은 작은 오솔길까지, 여느 데이트 명소가 부럽지 않다.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그야말로 '비밀 정원'이다.

옥상정원으로 통하는 길이 가파른 나선형 계단이라는 것이 흠. 스커트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라면 올라오긴 좀 힘들겠다. 소남우 담당관은 "잠깐 쉬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이 곳에서 커피도 마시고 도시락도 먹고 갈 수 있다"며 "경찰서라고 부담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찰서도 싱그러울 수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 별관 옥상이 야외탁자와 오솔길. 생태연못까지 갖춰 도심 속의 "쉼표"로 재탄생했다.

::: 배재공원

서울 중구 정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독일대사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공원. 4월 중순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화사한 봄 소식을 전하는, 도심 속의 '쉼표' 같은 곳.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신문 '독립신문'이 발간되기도 했던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1984년 2월 28일 배재중·고등학교가 강동구 고덕동으로 이사하자, 코오롱건설주식회사와 체이스맨해튼 은행이 공원으로 조성해 이를 서울시에 기부했다.

긴 나무벤치가 10여 개…. 느티나무는 봄 바람에 긴 팔을 흔든다. 여름철엔 아담한 노천극장에서 다양한 예술인들이 찾아와 즉흥으로 '무료 공연'을 벌이기도 한다. 인공폭포를 갖추고 있어 '한 박자' 쉬어가기 더욱 좋다. 이미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 곳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책을 읽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 서울여성플라자 옥외공원

산수유 노란 꽃 몽우리가 터지면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5층의 옥외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산수유를 시작으로 조팝나무, 산철쭉, 자산홍 등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꽃들이 차례차례 꽃을 피운다. 우선 플라자 건물 1층에 있는 '카페 바리스타'에서 커피(카페 아메리카노 1800원)를 산 다음 5층으로 올라가자. 봄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멀리 여의도가 훤히 내다보인다.

5층 공원만한 크기는 아니지만, 3층과 옥상에도 작은 정원이 마련돼 있다. 해질 무렵 옥상에서 마천루 사이로 내려다보는 나긋나긋한 석양이 일품이다. 문의 서울여성플라자 (02)810-5101, 카페 바리스타 (02)815-8150, www.seoulwome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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