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마치 한때의 꿈이었던 것처럼 첨단기술기업들의 메카인 실리콘밸리가 몰락하고 있다고 전세계가 떠들어 대고 있다. 그러나 배런스는 11일 실리콘밸리에 대한 분석보도를 하면서 현재 나타난 상황에는 적지않은 과장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서부에 위치한 벤처기업의 꿈의 도시였던 실리콘밸리는 지난 2년동안 새로운 IT산업의 문화를 창조해냈다. 아직도 그 어떤 지역도 실리콘밸리만큼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지역은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 경제가 어느 방향으로 변하든지 실리콘밸리가 항상 선봉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또 만약 실리콘밸리가 현재의 기술산업의 경기침체에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미국경제 전체도 그 뒤를 따를 수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가 과연 회생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지난해 3월부터 폭락하기 시작한 기술주들은 올해 5월25일까지 약 3조달러의 시가총액 손실을 입었다. 지금은 지난 4월초 최저치에서 다시 상승세를 탔다고는 하지만 낙관을 하기는 아직 이르다.
휴렛팩커드가 예상했던 분기실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작년에 좋은 실적을 냈던 팜도 실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직원들의 숫자를 줄여가고 있다.
또 첨단기술주의 대표주자역할을 해왔던 반도체 역시 전망이 그다지 밝지는 않다. 전세계 반도체조사기관에선 반도체시장이 2001년에 약 176억8백만달러의 규모로 전년대비 13.5%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작년 8월에 예상했던 20%의 성장률에 비하면 엄청나게 낮아진 수치이다. 그리고 현재의 예상치가 그대로 적중한다면 반도체시장의 규모는 종전 최고예상치인 204억4백만달러에서 비해 무려 34%나 감소하게 된다.
실리콘밸리의 어려운 상황을 대변해주고 또 한 가지의 예는 부동산이다. 대기업의 축소경향과 닷컴회사들의 몰락으로 빌딩과 집이 비어가고 있으며 현 시세는 2년전 가격으로 되돌아 갔다.
이 지역의 실업률 역시 지난해 말에 비해 두배로 뛴 2.2 ~ 3.2% 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해 9만개의 일자리가 늘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늘어난 일자리의 수는 3만여개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6개월정도 더 지켜봐야 확실해지겠지만 현재의 실리콘밸리에 대한 몰락운운은 다소 과장된 점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선 수치상으로 150개의 실리콘밸리 주요기업들의 지난해 수출증가률은 전년대비 28%나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비해 18%나 늘었다.
또 증가한 실업률 역시 미국 전체 실업률인 4.9%과 비교한다면 대단히 긍정적인 수치다. 일자리 공급 또한 1999년-2000년 IT산업 붐이 일어나기 전인 2만여개와 비슷하다.
부동산 가격 역시 폭등 이전 가격에 비해서는 낮지만 아직도 다른 지역보다 2-3배 이상의 가격으로 매매되고 있다. 또 현재 인구와 주택의 비율이 8:1인 것을 감안한다면 부동산시세는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보석상에 매출은 작년에 비해 30%가 늘었으며, 실리콘밸리에 자리한 교회의 헌금증가률 역시 20%이상 늘었났다.
비록 보석수요, 교회헌금, 부동산시세 등으로 경기를 가늠해 보는 것은 그다지 객관적으로 명확한 지표는 아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실리콘밸리가 알려진 것처럼 큰 피해는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울려 실리콘밸리 주민들은 여전히 기술주보다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전기공급 부족, 주택, 교통 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차라리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즉, 나무를 가지치기하는 것처럼 손을 못 댈 정도로 폭등했던 급여와 집값이 오히려 안정적인 추세로 변해가고 있다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