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지루한 횡보국면을 지속하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주 초만해도 퇴출기업발표에 따른 기업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미국 대선도 끝나 시장이 방향성을 찾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더구나 오늘 개장전에는 어제 옵션만기를 넘김에 따라 횡보국면이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분석과 함께 반등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막상 주식시장이 열리자 소강상태가 지속됐고 횡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0일 오전 종합주가지수는 555~ 561, 코스닥지수는 79~ 81에서 움직였다. 뭔가를 기다렸던 투자자들은 지친 모습이 역력한 가운데 소극적인 매매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돌발악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횡보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대선결과에 대한 혼선 때문이다. 최근의 흐름을 본다면 미국 대선 결과가 미 증시에 반영되고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도 자극을 받게 될텐데 미 대선결과는 갈수록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의 지연으로 국내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국인투자자들의 동향. 외국인들은 이번 주들어 수요일까지 거래소에서 220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대선결과가 혼미를 거듭하자 하루 순매수규모가 1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대우차가 최종 부도처리되고 현대건설 채권도 연말까지 연장돼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졌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나 파장등은 반영이 안된 상황이라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동양증권 성낙현 팀장은 "지금 상황으로는 나쁜 결과가 나온 것보다 결과가 안나오는 상황이 더욱 나쁘다"며 "오를 때 못 오른다면 하락할수 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G증권의 영업점 대리는 "투자자들이 우량은행 증권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단기매매로 대응하고 있다"며 "시장이 무기력하게 기고만 있기 때문에 차익을 노릴수 없어 매매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주식시장이 무기력하게 움직이자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성낙현 팀장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국채 등 채권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정반대로 최근 카지노가 열풍을 부는 것도 주식시장의 무기력증을 벗어나려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LG증권 황창중 팀장은 "최근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있어 일말의 희망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종합주가지수가 5일선(557P)을 유지하는 지가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5일선 위에서 오늘 장이 마무리될 경우 다음 주 초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