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바다 된 바흐무트…러, '악마의 무기' 백린탄 사용 의혹

러, 요충지 바흐무트서 우크라군 탈환 공세 시달려
이달 중순 우크라 대반격, 서방 군사지원 효과 시험대
  • 등록 2023-05-07 오후 3:55:36

    수정 2023-05-07 오후 7:36:10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러시아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앞두고 양국 전투가 더 격렬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격전지인 바흐무트를 장악하기 위해 맹독성 무기인 ‘백린탄’까지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바흐무트 폭격 영상.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캡처)


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불길에 휩싸인 바흐무트 시내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군이 백린탄을 사용, 도시 서부를 폭격했다고 비판했다. 소이탄의 일종인 백린탄은 한 번 불이 붙으면 유독성 가스를 내뿜으면 주변을 태워버린다. 인체 내부 장기까지 태울 수 있어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러시아는 과거에도 백린탄으로 의심되는 소이탄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다만 BBC는 러시아가 소이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백린탄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백린탄 폭격 의혹은 바흐무트 지역에서 러시아군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양측은 지난겨울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산업·교통 요충지인 바흐므트를 두고 공방전을 벌였으나 최근 들어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장악 지역을 점차 탈환하고 있다.

러시아 용병집단인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전날 “매일 사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탄약 부족 때문에 용병을 10일까지 바흐므트에서 철수시키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역정보로 의심하고 있지만 그만큼 바흐무트를 둘러싼 전투가 치열하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달 중순 대규모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서방에서 지원한 무기가 속속 인도되고 있는 데다가 기갑부대 운용을 위한 기상 여건도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대비하고 있다. BBC는 러시아군이 장악 중인 남부 자포리자가 핵심 탈환 목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번 반격에서 우크라이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러시아측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즈(NYT)는 “양측 군대를 가르는 한 가지 분명한 차이는 바로 시간”이라며, 러시아측이 군대와 무기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데 비해 우크라는 서방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고 지원받는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서방으로부터의 군사적 지원이 전장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만약 반격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서방의 군사적 지원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시간을 끌며 서방 국가 안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길 유도하고 있다.

한편 이날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인근 도로에선 소설가인 자하르 프릴레핀이 탄 차량이 폭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폭발로 운전사는 사망하고 프릴레핀은 다리 등에 중상을 입고 후송됐다. 러시아 민족주의를 담은 작품을 써온 프릴레핀은 자신의 텔레그램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해 온 인물이다. 러시아 당국은 “용의자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의 지시로 행동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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