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40년간 ‘품바 명인’으로 이름을 알렸던 연극배우 이계준(극단 깡통 대표)이 25일 오전 여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4세.
| 25일 별세한 이계준(사진=한국연극협회 여수지부). |
|
1958년 충북 제천 청풍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7년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에 출연하며 연극계에 입문했다. 서울예전을 졸업하고 1981년부터 품바 공연에 참가하며 ‘품바 명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왕초 품바’라는 제목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고, 미국·일본·중국·독일 등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2019년 11월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거지 생활을 체험하려고 충남 부여에서 약 50일간 동냥을 했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동전 소리가 안 나면 지폐였다”며 “땡그랑 소리가 안 날 때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깡통에 돈이 모이면 건달들이 가져가는데 “돈 찾으러 갔다가 맞고 온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고인은 3000번 이상 ‘품바’ 무대에 올랐다. 생전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품바 공연의 주제를 ‘인간은 누구나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거지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1992년 ‘사로잡힌 영혼’으로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단체상, 1993년 ‘풍금소리’로 충북 연극제 특별연기상, 1996년 ‘마네킹의 노래’로 충북 연극제 최우수 연기상, 1997년 ‘남에서 오신 손님’으로 서울연극제 대상 단체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4월말 ‘구국의 결단’을 연출했고, 7월 20일 밀양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상연할 예정이었다.
유족은 동생 이길호(무형문화재 단청장 9호 이수자)씨 등이 있다. 빈소는 여수제일병원 1호실이고, 발인은 27일 낮 12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