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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적 수요나 해킹, 유사수신행위 등 불법적 거래에 악용되는 부작용이 나타나자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 초 121만6000원에서 지난 1일 기준 513만5000원으로 폭등, ‘빗썸’의 일거래량은 2조6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래소를 타깃으로 한 해킹이나 랜섬웨어 감염 뒤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등 사이버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됐다. 유사코인을 통한 다단계 사기도 발생했다.
하지만 가상통화는 그동안 정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피해자는 경찰 수사를 의뢰하거나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 가상화폐는 화폐나 통화 기능 없어 제도권 편입 어렵다
금융당국 및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관계기관은 지난 1일 ‘가상통화 현황 및 대응방안’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TF를 개최하고 거래투명성 확보, 소비자보호 장치 마련 및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한 관계기관 합동 조치 방안을 내놨다고 3일 밝혔다.
앞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통화를 제도권 내로 편입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금지 조항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가상통화에 대해 화폐·통화나 금융상품으로 보기 어려워 제도권 내로 편입하기엔 이르다고 보고 관련 거래 질서 투명성 및 처벌 강화에만 초점을 맞췄다.
가상화폐의 성격 및 정의를 이같이 내림에 따라 인가제 등을 통한 제도권 편입은 당장 하지 않기로 했다. 인가제를 부여할 경우 공신력을 부여해 부작용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가상통화는 화폐·통화나 금융상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가상통화거래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질 경우 금융거래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거래 포섭 어렵다…처벌 규정 근거법 마련
정부는 현재 가상통화의 이용 규모, 가상화폐 취급업자(거래소 등)의 규모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가상계좌 발급 기관인 은행을 통해 거래를 확인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은행 계좌를 통해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가상계좌로 입출금될 때 본인계좌인지 여부를 거래은행이 확인토록 하는 것이다. 나아가 은행이 취급업자와의 거래 시 거액의 현금이 자주 입출금되는 등의 의심거래를 직접 보고하는 방안도 도입할 계획이다.
나아가 정부는 취급업자의 신용공여 행위도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물론, 증권 발행(ICO)을 통해 자금을 공모할 경우 자본시장법상 위반으로 처벌키로 했다.
해외송금업자가 해외송금 매개수단으로 가상통화를 활용할 경우 외환당국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가상통화를 매개수단으로 활용하는 소액해외송금업자에 대해서도 의심거래보고 실명확인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밖에 취급업자들이 협회를 구성할 경우 협회를 통해 자율규제를 권고하고, 해킹 등 고객정보 유출 사고 등에 대해선 추적기술을 발굴해 방송통신위원회나 인터넷진흥원을 중심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연말까지 집중 단속기간을 정해 경찰과 금융감독원 합동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실무점검 이행상황을 분기별로 개최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꾸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가상화폐의 성격이나 시장 동향, 국내 논의 상황 지켜보며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