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신용위기 손실로 위축된 상황에서 일본 대형 은행들이 조용히 세계 시장에서 대출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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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은행권은 지난 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뒤라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용해왔다.
이 덕분에 일본 최대 금융사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과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SMFG)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손실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일본 은행들은 일본 저축 자산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사회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와 인수·합병(M&A) 자금을 조달해주는 강력한 대출 공급자로 거듭나려고 한다.
일본 최대 은행 미쓰비시 UFJ 은행의 지난해 4분기 해외 대출 잔고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12조엔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해외 대출 잔고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미쓰비시 UFJ 은행의 나가야스 가쓰노리 사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많은 대형 거래에서 참여 제안이 날아들었다"며 "2년 전에는 이같은 경험을 전혀 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 자산 100조엔 이상을 들고 있지만, 대출에 쓰인 것은 70조엔에 불과하다"며 "자금 요청에 응할 여유 자금 30조엔을 들고 있다"고 밝혔다.
톰슨 로이터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일본 3대 은행의 세계 신디케이트 론 시장 점유율은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 MUFG의 1분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2.2%에서 4.0%로 상승했다.
대조적으로 미국 금융사 JP모간 체이스, 씨티그룹,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증권 자회사 등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예전에는 일본 은행권이 자금을 조달할 때는 `일본 프리미엄`이 붙어 서구 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았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은행권이 위기를 틈타 더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일본 은행권은 아직 조심스럽다.
나가야스 사장은 "우리는 부실채권 문제로 10년 넘게 고생했다"며 "그 경험 때문에 우리는 보수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