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도 루머에 휩쓸리고 있다`

  • 등록 2007-11-05 오전 10:54:38

    수정 2007-11-05 오전 10:54:38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올들어 현대중공업, 동양제철화학 등이 짧은 기간 급등세를 보이며 `대형주 전성시대`를 열자 대형주가 루머에 출렁거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주, 특히 코스닥 종목들이 각종 루머에 등락하는 모습은 자주 나타났지만 이같이 대형주들이 루머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모습은 새롭다. 이는 대형주도 시장상황과 재료가 잘 만나면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학습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0일, 평소 1~2%대 등락을 보이던 SK텔레콤(017670)이 8.6% 급등세로 마감했다. SK텔레콤은 당시 소폭이나마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와 그날 강세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됐지만, 상승폭을 놓고 말이 많았다. 이날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실제로 주가도 이같은 루머가 돌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SK텔레콤은 그러나 다음날인 11일부터 약세로 돌아서 25일까지 11일 연속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25일 종가 20만9000원으로, 8.6%가 급등한 날의 전일인 9일 종가 22만1000원보다 낮았다. 10일의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고도 더 빠진셈이다.

그럼에도 통신업계나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직접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는 외국계를 통해 향후 하나로텔레콤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계속되며 기대의 끈을 놓치 않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막후 거래가 있다면 극히 깊숙한 곳에서 이뤄져야 할 일이고, 성격상 겉으로 드러나거나 확인이 어려운 사안이다. 따라서 루머가 사실이든 아니든 이를 확인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때까지는 `루머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SK텔레콤도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유선통신사업자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 확신이 없다"며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지난달 26일에는 LG필립스LCD(034220)와 LG전자가 루머로 크게 출렁거렸다.

이날 시장에서는 일본 마쓰시다전기가 LG필립스LCD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갑자기 돌았다. 이날 마쓰시다가 해외업체 지분 인수관련 발표를 예정돼 있었는데, 이것이 LG필립스LCD일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던 것. 이로 인해 LG필립스LCD뿐 아니라 대주주인 LG전자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결국 마쓰시다는 미국 유니버설 라이팅 테크놀로지스(UTL) 지분 인수를 발표했고, LG필립스LCD 지분인수에 대해선 공식 부인했다. 이날 LG필립스LCD와 LG전자 주가는 상승세로 마감하기는 했지만, 루머가 나온 뒤 상승했던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출렁거렸다.

최근 삼성정밀화학(004000)도 태양광발전소재 사업 진출 루머로 주가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2일 시장에서 "삼성정밀화학이 태양광발전소재 사업에 진출할 것이며, 제2의 동양제철화학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가 돌았다. 이날 삼성정밀화학은 이같은 루머에 영향받아 10.58% 급등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5일 삼성정밀은 "사실무근"이라고 공시를 통해 부인했다. 이로 인해 5일 삼성정밀 주가는 하한가까지 급락하고 있다. 태양광 재료는 올해 주요하게 부각된 테마로, 특히 동양제철화학의 주가급등으로 기대감이 높아져 있는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루머로 인한 주가 급등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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