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거부'에 결국…뇌출혈로 쓰러진 '모야모야병' 10대 사망

  • 등록 2024-12-03 오전 8:02:44

    수정 2024-12-03 오전 8:02:4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의정갈등이 길어지는 가운데 ‘모야모야’병으로 투병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10대가 응급치료가 지연으로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3일 YTN 보도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우만동에 거주하는 A(16)군은 지난달 15일 오전 0시 30분께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에 구급차가 긴급출동했지만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했고 A군은 가까스로 집에서 약 9㎞ 거리에 있는 병원 응급실 한 곳으로 연결됐다.

(사진=연합뉴스)
첫 신고 70분 만에 A군은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해당 병원 측에선 ‘수술이 어렵다’며 다른 곳으로 안내했다.

A군은 평소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었다. 이 병은 뇌로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뇌졸중·뇌출혈 같은 심각한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A군 역시 뇌출혈 진단이 나오면서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겨야했지만, 대학병원 4곳에서는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다거나 인력 문제로 답변에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또 시간이 흘러 A군은 첫 신고 후 6시간 만인 오전 6시 30분께 다른 대형 병원에서 뇌 수술을 받았지만 일주일 만에 끝내 숨졌다.

A군 가족은 초기에 응급치료가 늦어진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군을 받아주지 않은 대학병원들은 매체에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어 진료가 불가능했다거나 의료진이 없어 배후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이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지난 2월부터 사직하며 의료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등 의료계를 향해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의정 갈등은 여전하다.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2025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을 중지해야 파국을 막을 수 있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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