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불안감 커져”…신림 칼부림에 호신용품 관심 급증

검색 상위권에 후추 스프레이, 전기충격기 등
"남성만 공격해 놀라"..."내가 피해자 될 수도"
  • 등록 2023-07-24 오전 9:46:06

    수정 2023-07-24 오전 9:46:06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시민들 불안감이 커지면서 호신용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YTN 캡처)
24일 네이버 쇼핑에 따르면 사건 다음날인 22일 하루 동안 20~40대 여성과 2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는 모두 호신용품이었다.

10대 남성 사이에서는 2위, 10대와 50대 여성은 3위로 집계됐다.

휴대가 간편한 후추 스프레이뿐 아니라 삼단봉, 전기충격기, 총기 모형 테이저건 등이 검색 상위권에 올랐다. 후추 스프레이는 네이버 쇼핑 전체에서 ‘많이 구매한 상품’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뉴스로 접한 뒤 후추 스프레이 구매를 결심한 직장인 송모(28)씨는 “힘 없는 여성이나 아이, 노인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은 남자만 공격해 놀랐다”며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어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4)씨도 “신림역은 서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봤을 법한 장소라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사건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무서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네이버 쇼핑 홈페이지 20대 남성 ‘트렌드 키워드’에 호신용 삼단봉, 스프레이, 전기충격기, 총기 모형 테이저건이 왼쪽부터 순서대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림동 사건 같은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면 다른 사람들을 모두 믿을 수 없게 되고 자기 안전은 자기가 지켜야겠다는 심리가 작동한다”며 “불안감을 느낀 개개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이번에는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범죄가 일어난 만큼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나는 범행 대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성인 남성들의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제도적으로 예방하기 어렵다”며 “범죄 위험이 있는 사람을 사전에 선별해 막을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이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이 스스로 보호하고 방어하는게 우선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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