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주를 앞둔 대구 달서구 죽전동 ‘죽전역 시티프라디움’에선 마피 물건을 찾기 어렵지 않다.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저렴한 물건도 수두룩하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최저 5억2980만원에 물건이 나왔는데 2년 전 분양했던 가격보다 5000만원 낮은 값이다.
부산에서도 마피 물건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20년 1억5489만원에 분양했던 부산 연제구 연산동 ‘시청역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전용 35㎡형은 최근 호가가 1억5289만원까지 내려갔다. 매도자는 처음에 분양가보다 100만원 웃돈을 붙여 물건을 내놨지만 매수자가 나오지 않자 밑지고 분양권을 전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수요 이상으로 공급이 몰리면서 미분양도 급증하고 있다. 4월 말 기준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2만4210가구다. 1년 전(1만4209가구)보다 1만가구 넘게 늘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비수도권 아파트는 올 들어 0.61% 떨어졌다. 전국 평균(-0.10%)보다 낙폭이 크다. 대구 달서구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공급이 몰리면서 집값이 더 떨어질까 급하게 분양권을 처분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선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분양권을 사고 팔 때 양도소득세율 최고 70%까지 매기는 등 규제를 풀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주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규제 지역 조정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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