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방부장 "대북제재 해제해야"…美 겨냥 "싸울 준비 돼 있다"

웨이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
제18차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서 강연
  • 등록 2019-06-02 오후 12:32:25

    수정 2019-06-02 오후 12:32:13

[싱가포르=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중국 웨이펑허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이 2일 대북제재 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미국을 향해선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대만 문제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웨이 국방부장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여린 18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 국방부장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건 지난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북한의 합리적 우려에 응답하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유엔 안보리 결의를 바꾸고, 종전선언 발표를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북한이 이성과 인내를 갖고 서로의 합리적 관심사항을 고려하면서 함께 나아가고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웨이 부장은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뜻하는 ‘쌍궤병행’(雙軌竝行)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안정 수호,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며 이같은 역할은 ‘대체 불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 이튿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 후 청중들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특히 웨이 부장은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해 “만약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문을 열어두겠지만, 싸움을 원하면 우리는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제정한 ‘대만관계법’을 거론하며 “대만에 대해 간섭하는 어떠한 행위도 실패할 운명”이라고 강조했다.

대만관계법은 1979년 미국에서 제정된 법으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된다. 웨이 부장은 “대만관계법은 대만의 법인가 미국의 법인가. 아니면 중국의 법이냐 세계의 법이냐 국제연합(UN)의 법이냐”고 반문하면서 “미국은 국내법을 이용해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비난하는 남중국해 군사화와 관련해서도 그는 “최근 들어 역외 국가들이 이른바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남해에 나가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남해 최대의 불안정, 불확실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미가 전쟁을 포함한 충돌을 하게 된다면, 양국뿐 아니라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재앙”이라며 “중국은 미국이 우리와 충돌하거나 우리를 적대시 하지 않고 상호 존중하며 협력해 함께 이익을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기조강연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항행의 자유와 영공통과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며 “인공 구조물을 만들어서 공공재를 선점하려 한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이어 “미국은 갈등 조장을 추구하지 않지만,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가장 좋은 능력은 억지력을 갖는 것”이라며 “군사력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적국을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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