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강국, 글로벌로 간다)<4부>(34)황건호 회장 "해외진출 적극 지원"

`이머징마켓 개척단` 지휘..국내 증권사 현지진출 협의
"전문 인력약성 강화..선진IB 벤치마킹 프로그램 추진"
  • 등록 2007-12-10 오전 11:30:00

    수정 2007-12-10 오후 5:14:52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증권업협회도 이를 지원하기 위해 분주하다.

증권업협회는 작년 베트남과 인도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재무부장관과 증권위원회 관계자를 만나는 등 증권사들의 해외 교두보 마련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두바이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현지 정보와 시장 분석을 마쳤다.

해외 증권 및 금융 관련 연수기관과의 제휴도 이어지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국제적 안목을 갖춘 증권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협회는 작년 호주 금융연수원, 홍콩 증권연수원에 이어 올해는 대만증권선물연수원, 영국 ICMA Centre와 제휴를 맺었다. FP MBA와 선진금융자산관리 연수 등을 실시해 증권사의 해외 진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증권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에 적극 나서고 있는 황건호 한국증권업협회 회장(사진)을 만났다.

▲한국 증권업의 해외 시장 개척은 증권사 뿐만 아니라 증권 유관기관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해외시장에 IT시스템 수출 추진과 신흥 증시에 대한 연수 및 자문을 지원하거나 증시 설립 자체 지원을 추진하고 있고, 예탁결제원은 예탁결제시스템을 수출하거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증권업협회에서는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요.

-올해 들어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각각 협회장과 증권사 사장단으로 이머징마켓 개척단을 구성해 현지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6월에는 두바이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 11월에는 말레이지아와 인도네시아, 태국으로 다녀왔습니다. 6월에는 협회장과 한국투자, 교보, 대신, 부국, 브릿지, 신영, 신흥증권 CEO가 다녀왔습니다. 11월에는 삼성과 한양, 부국, CJ투자증권이 참여했습니다.
 
현지 재경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증권업계 대표를 만나 국내 증권사의 현지 진출을 협의했습니다. 협회는 국제증권협회협의회 총회를 유치, 내년 6월 서울에서 제21차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연차총회가 열리게 됩니다. ICSA 회원국 등 약 20개국의 증권업계 대표단 80여명 참가할 예정입니다. 해외 증권업계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정보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권업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증권사 CEO들과 동남아시아시장 개척단을 구성해서 현지를 다녀오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이번 방문을 통해 자원부국인 동남아시아 증권시장의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과 인적 네트워크 구성을 갖출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현지에서 한국 증권시장의 제도 및 성장성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 증권시장의 급속한 성장 모델은 해당국가의 벤치마킹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한류를 선호하는 문화 및 경제적 유사지역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한국 증권사의 현지 진출이 용이하다고 판단됩니다.
 
각국의 감독기관과 증권업계 대표들이 모두 한국증권업계와 적극적인 교류 및 협력에 관심을 표했다는 점도 성과입니다. 이런 시장 개척 노력을 통해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와 현지 정보 취득과 업계 해외 진출시 애로사항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머징마켓 개척 지원을 위해 필요한 관련 제도 등 조사도 벌였습니다. 이미 베트남과 중국에 상당수 금융회사가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베트남과 중국 등 동아시아지역에 특히 증권사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이 지역이 한국과 문화적으로 유사점이 많은 것은 유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지역에서 한국 증권사가 내세울 만한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당연한 일입니다. 동남아시아지역은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가까워 우선 진출 대상으로 잡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 제조산업은 고도의 압축성장으로 전통적 제조 강국을 이뤘고 실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지역이 많습니다. 단기간내 경제발전을 원하는 이머징국가들에게 한국은 벤치마킹 대상입니다. 제조업의 막강한 해외네트워크와 해외 영업 노하우는 한국 증권사의 해외 영업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 증권사가 이들과 협력한다면 세계적인 투자은행들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체득한 금융관련 지식 및 노하우는 이머징마켓 비즈니스에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국 증권사의 경쟁력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970~80년대 조선· 철강· 자동차, 1990년대의 IT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탄생시킨 것은 한국인의 근면성과 풍부한 인력 때문이었습니다. 이제는 금융산업에서 그 신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핵심 금융인력은 현재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국민의 교육열과 근면성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 남들이 나가기 때문에 우리 회사도 나간다는 식의 접근은 과거 IMF사례에서 보듯이 100%실패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이 문화적 지리적 근접성은 유리하겠지만, 현지 한국 증권사 직원들은 한국과 다른 금융문화와 정책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털어 놓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성과를 얻기 위해선 증권사들이 어떤 점을 철저하게 갖춰야한다고 보십니까.

-지적한 대로 특정 국가로의 쏠림 현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국내 증권사들은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체계적이고도 현지화된 리서치 능력도 중요합니다. 특히 해외에서의 IB업무와 자산운용업무 등 금융관련 비즈니스는 리서치가 가장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이러한 리서치 자료 축적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는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들 수 있습니다. 이머징국가들의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보다 더욱 강화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세계적인 IB사들이 이머징마켓에서 높은 수익을 내는 이유는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뒷받침되고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현지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우수한 금융전문인력도 중요합니다. 금융산업에 있어서 전문인력은 회사경영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입니다. 앞서 언급한 리서치나 리스크관리 수행은 모두 우수한 인력에게 달려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현재 이러한 분야의 핵심 전문인력은 금융선진국과 비교시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정부와 증권업계는 장기적인 금융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한 종합적이고도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금융인력 확충을 위해서 협회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한국 금융업계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이를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문인력의 양성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함에 따라 저희 협회도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입니다. 특히 IB MBA 과정 등 실무중심의 교육에 중점을 둬 국내외 대학과의 산학협력과 외국 연수기관과 제휴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투자자교육을 통해 투자자의 투자능력과 금융능력 배양은 물론 결국 `투자자교육= 투자자 보호`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증권업협회도 증권회사들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궁극적으로 협회는 미국의 FINRA(미국 자율규제 담당 협회)와 SIFMA(미국 증권․채권 협회)가 이상적으로 결합된 조직으로 태어날 것입니다. 증권산업정책·․회원지원기능 대 자율규제서비스가 균형을 이뤄야합니다.
 
우선 증권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입니다. 자본시장통합법의 하위 법령의 제정이 본래 법취지에 맞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이후 우리 업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선진IB의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전문화 IB 등을 집중적으로 벤치마킹할 것입니다. 정부가 추진중인 FTA, 금융허브 등의 증권관련한 사항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 증시의 안정적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사립대학 등 Middle Market의 주식 투자문화 확산에도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황건호 한국증권업협회장 약력

-1951년 강원도 평창 생
-1974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
-1976년 대우증권 입사
-1984년 대우증권 뉴욕사무소장 겸 코리아펀드 부사장
-1989년 럿거스(Rutgers)대학원 경제학과 졸
-1998년 대우증권 전무이사
-1999년 대우증권 부사장
-1999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
-2004년~ 현 한국증권업협회 회장 겸 한국증권분석사회 회장
 
* 협찬 :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하나대투증권, 키움증권,
굿모닝신한증권, 한화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증권선물거래소, 한국증권업협회, 증권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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