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글로벌 해운운임 상승에
HMM(011200) 실적과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임직원들은 달갑지만은 않다. 올들어 분기 기준 1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임직원 대우는 업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국내 최대 국적선사로서의 자부심에 걸맞는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채권단이 돈줄을 죄고 있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다. HMM 임직원 연봉은 지난해 기준 8년째 동결돼 왔다.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에 우수인력 양성과 숙련된 인재 확보가 어렵다는 측면에서 연봉은 순차적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에는 수시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연봉 수준이 낮다는 이유로 이직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종종 있다는 전언이다. 중소 선사의 우수인력들이 최대 국적선사로 이직을 원하지만 연봉 차이가 커 선뜻 직장을 옮기기 쉽지 않다는게 현실적인 이유다.
| ▲미국 LA항의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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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감독원 공시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임직원수가 300여명 안팎인 흥아해운(307명), 장금상선(376명), SM상선(260명) 등의 1인당 평균 직원 연봉(육·해상직 포함)은 5000만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직원수가 1519명인 HMM의 1인당 평균 연봉은 6240만원이다.
각 사별 임직원들의 연차와 직급을 고려치 않고 단순 비교한다면 HMM의 1인당 평균 연봉이 많지만 최근 올린 실적대비 성과급을 본다면 중소형 선사보다 못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린 HMM은 직원들에게 100만원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마저도 지난해말 파업을 전제로 한 해상노조의 요구가 아니었다면 받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반면 장금상선 등 중소형선사들은 1인당 최대 1000만원 정도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 ▲지난해 말 HMM 해원연합노조원들이 지난 8년간 임금동결을 이유로 올해 8%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등 피켓시위를 벌였던 모습. (사진=HMM 해원연합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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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해운운임 상승이 지속되면서 HMM은 1분기에만 1조1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벌어들였던 영업이익을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한 해 HMM 영업이익 전망치를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오른 4만원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 초호황기를 맞아 실적과 주가가 동시에 수직상승하면서 ‘흠슬라(HMM+테슬라)’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HMM의 어닝서프라이즈에 지난 14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영업자산 확충과 경영혁신을 통해 서비스 및 원가경쟁력 개선, 노선 재편, 효율화 등을 추진한 결과, 경영 개선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는데 여기에 해운시황이 회복되며 HMM 성과가 굉장히 좋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라며 “HMM의 노력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요구하며 임직원들을 질책했던 이 회장의 발언 수위를 놓고 본다면 격세지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앞으로 민영화(산은 보유지분 매각)라는 과제를 앉고 있는 산은으로선 향후 해운시황과 맞물린 HMM의 재무구조 개선을 고려해 임직원 연봉 인상과 성과급 상향 지급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환골탈태한 HMM의 실적과 위상을 고려한다면 그 성과에 걸맞는 인센티브 지급은 필요하다는게 여론이다. 단순 비용이 아닌 미래를 대비한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