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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연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미국 보건당국이 제약업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긴급 승인 지침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다. 세계 최초로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 이어 미국 역시 백신 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다.
FDA “화이자 백신 승인 지침 부합”
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를 확인한 문서를 공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FDA의 이같은 판단은 백신·바이오 약제 자문위원회(VRBPAC)가 오는 10일 회의를 앞둔 가운데 나왔다. VRBPAC는 백신의 사용 허가 여부를 FDA에 권고하는 조직이다.
FDA 문서에 따르면 백신의 면역 효과는 2차 접종(화이자 백신은 2회 접종 필요) 최소 7일 후 95%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에 화이자가 알린 3상 임상시험 최종 결과와 일치한다. FDA는 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백인, 흑인, 라틴계뿐 아니라 남녀 모두에 높은 효과를 보였다는 게 FDA의 평가다. 그러나 FDA는 현재 16세 미만, 임산부, 면역 체계가 손상된 이들에 대해서는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동시에 전했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1차와 2차 사이에는 예방률이 52.4%를 보였다. 다만 1차와 2차 접종 사이에 나타난 효능은 단일 접종 예방률에 대한 결론을 뒷받침할 수 없다고 FDA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르면 연내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80세 이상 노인 등을 대상으로 접종에 들어간 영국에 이어 미국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워프 스피드 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최근 “11일까지 화이자 백신을 승인했으면 한다”고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FDA가 백신을 공식 승인하면 초기 물량을 수시간 내에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첫 주 목표는 640만명분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게임체인저’ 백신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화이자와 바이오엔티크 주가는 각각 3.20%, 1.92% 올랐다.
트럼프, 미국인 우선 접종 행정명령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할 것이라는 입장까지 전했다. DPA는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물품을 생산기업의 손실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우선 조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백신 제조업체들이 이미 다른 나라들과 배급 계약을 한 상황에서 행정명령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불분명한 와중에 나온 언급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신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미국 내 여야간 이견이 없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최소 미국인 1억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인구는 3억3000명 남짓이다.
그는 “효율적인 대규모 백신 접종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며 “전국 각지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회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공화당과 민주당에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타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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