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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기준·정보화팀 과장은 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에 제안한 코로나19 등 감염병 진단검사기법이 국제표준으로 등록되는 과정이 험로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검사법이 국제표준이 된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은 6년 간의 노력과 ‘재수’ 끝에 표준화 채택의 열매를 맺었다는 얘기다.
ISO는 대표적인 국제사회 표준화 기구다. 과학, 기술, 경제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보급하려는 비정부기구(NGO)다. 세계 협력을 증진하고 나라마다 다른 표준의 문제점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1946년에 설립됐다. 16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일 ISO에서는 2016년에 우리나라가 또 다시 제안했던 ‘유전자 증폭 방식의 체외진단검사법’이 4년의 산통 끝에 국제표준으로 등록됐다. K진단의 쾌거다. 특정 사안이 ISO표준이 됐다는 것은 구속력은 없지만, 세계적으로 권장할 수 있는 지침이 됐다는 의미다.
이 과장은 “ISO표준안 채택 6단계 중 4단계는 투표를 거치고 치열한 논의를 거쳐 통상 최종 결정까지 36개월이 소요된다”며 “ISO 투표를 통과하려면 투표권이 있는 회원국의 3분2의 이상 찬성에 4분1 이상의 반대가 없어야 한다”고 했다. 2016년 두번째 도전 이후 4년 동안 식약처와 표준화 작업의 전체 컨트롤 타워인 산업자원부는 표준안 제정을 주도한 박애자 당시 중앙대 의대 교수 등 전문가들을 지원하고 ISO 기술위원들을 설득하는데 공을 들였다.
그는 이번 국제 표준안의 내용에 대해 “유전자 증폭 방식으로 미생물 병원체를 검출할 때 검사의 품질 확보와 검사자 안전을 위해 요구되는 절차와 방법을 정의한 것”이라며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신종 감염병이 출현했을 때 유전자 증폭 방식으로 진단검사를 할 때 모두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번 ISO 표준안이 되면 향후 5년까지 지위가 유지된다.
그는 유전자 증폭 방식의 진단검사 표준화 필요성에 대해 “유전자 증폭 검사는 절차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의 작은 차이로 품질 차이가 크게 난다”며 “진단검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검사 실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드라이브 스루(자동차 이동)·워크 스루(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 운영 절차 등 K방역과 관련한 18종의 국제표준화를 추진중이다. 이 과장은 “진단검사(Test), 역학조사(Trace), 조치(Treat)등 3T 과정을 K방역으로 묶어 표준화를 추진중”이라며 “우리나라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고 기술우위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