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회사 지배구조 취약…법 개정 추진”

'금융지주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결과 발표
  • 등록 2018-03-15 오전 8:00:00

    수정 2018-03-15 오전 8:00:00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금융 당국이 국내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여전히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사외이사의 경영진 견제 활동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는 등 자체 개선이 더디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5일 이같은 내용의 금융지주 회사 지배구조 운영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1월 국내 9개 금융지주 회사 모두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서면으로 점검 및 평가하고, 농협·메리츠·JB 등 3개 금융지주의 경우 현장 점검을 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는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의 형식적 요건만 만족하고, 실질적인 운영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9개 금융지주사 감사위원 30명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위험관리위원회·보수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위원을 1명당 평균 2.6개 겸직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은 이사와 경영진 업무를 감독하는 것이 주 업무이나 독립적인 감사 일을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다.

사외이사의 경우 지주사가 분기당 약 1회 경영 정보 등을 제공하면서도 경영 전략, 위험 관리 등 핵심 정보는 감추는 문제가 있었다. 또 다수 금융지주사는 경영 지원 부서 직원이 이사회 일정·안건 관리 등을 담당해 이사회 업무 지원 기능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외이사 스스로도 중요 경영 현안 자료나 자문을 회사에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 서정호 금감원 금융그룹감독실장은 “이사회와 이사회 내 위원회 의사록을 자세히 작성하지 않아 건전한 비판과 견제가 이뤄졌는지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상당수 금융지주사는 사외이사 후보군 추천 때 주주 및 외부 전문 기관을 활용하지 않고, 활용해도 그 비중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외이사 후보를 선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최고경영자(CEO)가 대부분 참여하는 등 절차적 투명성 문제도 발견됐다. 이렇게 뽑힌 사외이사는 거의 다 최고 평가 등급을 받아 변별력이 거의 없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점검 결과, 일부 금융지주사는 CEO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이 아예 없거나 일반 경영진 육성 체계와 차별성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경영 연속성을 보장하고 우수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잠재적 CEO 후보군을 선정해 경력 개발, 교육, 평가 등 체계적 육성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야 하나 절차 마련이나 이사회로의 운영 실적 보고 등이 미흡했다.

서 실장은 “국내 금융지주사는 CEO 승계 절차를 평균적으로 현직 CEO 임기 만료 40일 전에 시작하지만, 글로벌 금융회사는 정기 평가와 이사회 소통 등 장기간의 검증을 거쳐 최적합자를 선임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일부 금융지주사는 회계상의 재무제표 오류, 부정 등이 발생했을 때 이미 지급한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는 환수 조건, 절차 등 기지급 성과 보수 조정 규정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실장은 “이번 점검 결과 발견한 문제점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아직 현장 점검을 하지 않은 나머지 6개 금융지주사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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