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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6~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휴양도시 타오르미나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G7 정상회의가 역대 최악의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미국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바뀐 것 뿐인데 1년 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회의 기간 내내 미국과 나머지 6개국 간 대립 구도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 및 무역 문제과 관련해 반대하면서 G7 지도자들은 뜻을 모으는 데 실패했고, 최종 성명은 지난 해 32페이지에서 올해 6페이지로 대폭 줄어들었다.
트럼프, 파리기후협정·무역 논의서‘나홀로’ 이견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도출, 기후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를 주도한 것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미국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모든 게 뒤집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대선 기간부터 기후변화는 거짓이라며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 직전 트위터에서 “파리기후협정의 잔류 여부를 다음 주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귀국 후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재차 내비쳤다.
G7 정상회의 성명은 지난 2007년 독일에서 열린 하일리겐담 정상회담 이후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매년 담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 개방을 유지하고, 보호주의를 배격한다”는 문구와 함께 “모든 불공정한 통상 관행에 단호히 맞선다”는 문구가 최종 성명에 동시에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덤핑 및 비관세 장벽 등 불공정 무역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각국의 관세인하를 요구해서다. 결국 3시간의 오랜 논의 끝에 보호무역 배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구와 함께 불공정 무역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의견 절충이 이뤄졌다.
北 핵·미사일 규탄 및 제재 강화에선 한뜻·한목소리
반면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와 관련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G7 정상들은 최종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관련된 결의안을 즉각적·전면적으로 준수하고, 모든 핵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는 제재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 국제 사회에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노력을 배가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대(對)테러 공조 및 러시아 제재 강화, 시리아와 리비아 내전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이란에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이 만장일치로 결의안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6개국의 비판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한 주였으며 매우 생산적인 회의가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특히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스스로 “이번 순방의 모든 곳에서 홈런을 쳤다”면서 9일 간의 첫 해외순방의 성과를 포장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G7 정상회의의 최종 성명에 대해 지난 해 일본에서 개최됐던 회의와는 전혀 다른 시대의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 G7 회의는 내년에 캐나다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