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희생장병' 사인은 '과다출혈'…軍 1시간 지체한 이유가

  • 등록 2014-07-09 오전 9:45:32

    수정 2014-07-09 오전 9:45:32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지난달 21일 강원도 고성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일어난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으로 5명이 숨진 가운데 4명의 사인이 전부 과다출혈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한 매체에 따르면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임모 병장(22)이 살해한 김영훈(23) 하사, 진우찬(21) 상병, 이범한(20) 상병, 최대한(21) 일병, 김경호(23) 일병 등 희생 장병 5명 가운데 김하사를 제외한 4명의 장병의 직접사인이 저혈량성 쇼크라고 밝혔다.

이 매체는 “앞서 재미 치과 의사인 유가족 노봉국씨가 조카인 故 이병한 상병이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며 “당시 그는 현장에 응급의료진들이 사건이 발생하고 1시간 40분 후에야 도착했다. 너무 늦게 도착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고도 전했다.

임 소장은 “사건이 발생한 곳 옆 소초에 응급구조 부사관이 있었다. 이 인력이 오는데 시간이 좀 지체돼 현장 부근에 도착한 것은 저녁 8시 38분이었다”며 “그러나 이들이 소초 내무실로 들어간 것은 저녁 9시 46분이다. 이들은 1시간 가까이 정도를 진입하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대기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병장,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 현장검증 [사진=뉴시스]
이어 임 소장은 “이들이 쉽게 진입하지 못한 것은 임병장이 총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판단이 된다”며 “그렇지만 일부 무장병력이 들어가 사실판단 확인을 해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현장에 도착한 군의관들의 처치인 것으로 보인다. 임 소장의 말에 따르면 저녁 9시 57분에 도착한 군의관들은 의식이 있는 병사들 위주로 처치했다. 즉 흔들어 깨워서 아무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반응이 있는 병사들을 먼저 처치했다는 추론이 나온다.

특히 과다 출혈일 경우 의식은 없어도 맥은 있을 수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응급구조사나 의무병 1명이라도 있었다면 맥을 짚었고 지혈을 했으면 병사들이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지난 8일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 현장검증에 모습을 드러낸 임병장은 동료 장병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한 과정을 재연했다. 이 과정에서 임병장은 부대원 일부를 향해 조준 사격을 한 사실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육군 중앙수사단은 이날 현장 검증과 진술을 토대로 임병장을 상관 살해와 군무이탈 등의 혐의로 곧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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