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라고 여기는 그는 마치 독수리처럼 먹이감을 낚아채면서 77세의 나이에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돈이 말라버린 월가를 대신해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뛰어 들어 지난 2년간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사들인 곳만 최소 28개에 이른다.
시장에 공포감이 만연한 가운데에서도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지만, 투자 기회나 조건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도 기발하다.
◇"신용위기?..기회는 내가 낚는다"
10일(현지시간)엔 미국 최대 화학업체 다우케미칼의 특수 화학업체 롬 앤 하스 인수에 참여한 것이 발표됐다. 총 154억달러 규모(부채 포함)의 이번 인수에 버핏은 30억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버핏은 이를 통해 다우 케미칼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다.
버핏의 투자 조건은 상당히 좋은 편. 버핏은 다우 케미칼의 전환 우선주를 사는 형태로 투자한다.
전환 우선주는 회사의 사업 전망이 좋을 때 배당률이 확정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 추가적인 이익 배당에 참가할 수 있어 유리하다.
제프리 메르제이 다우 케미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버크셔에 지불할 이자율(배당률)은 8.5%로 5년간 매매가 제한되는(lock up) 조건이며, 참고가격(reference price)은 34.4338달러, 전환 가격은 41.32달러라고 밝혔다.
프롤리 레비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레비는 "버핏이 받을 주식은 매우 싼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지난 4월에도 흡사한 투자에 나섰다. 마스(Mars)가 츄잉검 전문 제과업체 리글리(Wm. Wrigley. Jr.)를 인수하는 데 함께 한 것이다. 약 230억달러 규모의 인수를 통해 버핏은 21억달러 규모의 리글리 지분을 갖기로 했다. 관련기사 ☞ 버핏의 리글리 인수도 금융위기 해빙 신호?
버핏은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리글리 인수 참여를 통해 신용위기로부터 더 많은 여웃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버핏의 투자는 고무적인 징후"
CNN머니는 2개월여 만에 버핏이 또 다시 투자 행보에 나선 것은 고무적인 징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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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이어지는 인터뷰마다 "이미 미국은 경기후퇴(recession)에 빠졌다"면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앞을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기후퇴는 대공황 때만큼은 아닐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 버핏은 `공포가 절정일 때가 장기 투자에 있어 최적의 시기`라는 믿음을 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버핏 역시 수 개월 정도 뉴욕 증시가 더 내릴 수 있다고 보지만,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향후 10년간을 두고 볼 때 수익률 상위 헤지펀드 이상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버핏의 `쇼핑 목록`이 더욱 주목된다. 버크셔를 통해 그는 지난 1분기 웰스 파고, US뱅콥, M&T 뱅크 등 지역 은행 지분을 사들였고, 식품 업체 크래프츠, 중고차 소매 유통업체 카맥스 등의 지분을 더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