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떨어졌다던 서울아파트...1년 사이 최고가 경신

8.4 공급대책 효과 설명하며 일부 단지 가격 분석
반포자이·리센츠·마래푸·불암현대 모두 가격 강세
정책효과 선전하려 무의미한 사례 선정이었다 지적
  • 등록 2021-10-22 오전 10:03:05

    수정 2021-10-22 오전 10:03:05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정부가 약 1년 전 고강도 정책 효과로 아파트값이 떨어졌다고 홍보한 단지들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올해 7월 27일 34억 1000만원(9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는 정부가 작년 9월 초 ‘8·4 공급대책’의 효과로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하락했다고 거론한 곳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4 공급대책 이후 1개월이 지난 현재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상당한 지역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나타나는 등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많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단지 해당 면적이 그해 7월 8일 28억 5000만원(25층)에서 8월 18일 24억 4000만원(18층)으로 떨어진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법인이 가족에게 시세보다 대폭 낮은 가격에 팔아넘긴 특수 거래인 점이 밝혀졌다. 이후 이 단지 매매가는 1년도 안 돼 10억원 가까이 올랐다. 현재 호가는 최고 37억 5000만원 수준이다.

정부가 집값 안정 사례로 들었던 단지의 아파트값은 하나같이 급등세를 띄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는 작년 7월 2일 11억 5000만원(5층)에서 8월 11일 8억9500만원(19층)으로 급락했지만, 지난달 25일 기준 12억 7500만원(18층)에 달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3단지 전용 59㎡는 작년 6월 30일 12억 8000만원(7층)에서 8월 6일 11억원(7층)으로 떨어졌으나 이내 반등해 올해 8월 18일 14억8000만원(3층)까지 치솟았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불암현대’ 전용 84㎡는 지난해 7월 2일 6억 8000만원(19층)에서 8월 5일 5억 9000만원(17층)으로 일시 하락했지만, 지난달 14일 8억원(16층)을 돌파했다.

결국 당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정책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이상 거래를 사례로 내민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정책효과로 실제 가격이 주춤했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된 효과를 검증하기도 전에 이를 내세워 시장을 압박한 것은 문제다”며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조바심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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