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율주행차 가속도..테슬라 직원 대거 스카웃

  • 등록 2018-08-31 오전 9:01:08

    수정 2018-08-31 오전 9:01:08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안소연 기자= 애플이 자율주행 및 전기차 사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 테슬라 출신의 제조, 보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을 영입했다. 최근에는 부품 담당인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전문가들까지 영입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테슬라 출신이 애플로 이동한 경우는 150명이 넘는다. 상대적으로 테슬라는 인력 유출과 기술 개발 지연에 따른 이중고를 겪고 있다.

테슬라 출신 인재들은 2014년부터 애플이 진행해 온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 ‘타이탄’에 투입됐을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광학 및 배터리 기술부서에 배치됐다.

구인구직사이트 링크드인 자료에 따르면 올해 애플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품질보증 매니저, 파워트레인, 펌웨어 엔지니어, 제품 디자이너, 부품 및 AS 매니저 출신 46명을 고용했다. 이들은 테슬라에서 애플로 바로 이직 하였거나 테슬라에서 해고된 후 애플로 영입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테슬라의 전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더그 필드의 복귀이다.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일했던 필드는 2013년 테슬라로 이적해 모델3을 포함한 신차 개발을 담당했다. 그리고 이달 초에 애플로 복귀해 타이탄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현재 전 테슬라의 몇몇 직원들은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던 필드가 7월에 공식적으로 테슬라를 떠나 애플로 복귀한 것이 알려지면서 테슬라 엔지니어의 사기가 급격히 저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직원들은 “필드가 떠나기 전부터 이미 전년도에 비해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동료가 늘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테슬라의 대변인은 “지난 12개월 동안 자발적 퇴사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분의 1이나 감소했다“며 ”테슬라 역시 애플을 포함한 다른 회사들의 인재을 영입하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애플로 이직한 테슬라 출신 직원들이 모두 잘되길 바란다. 그들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며 “테슬라는 애플에 비해 100배나 적은 자금으로 운영된다. 또한 테슬라의 생산량의 100배를 뛰어 넘는 자동차 대기업들과 힘든 싸움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들이 애플로의 이직을 택한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전했다.

급여와 성과급 등 금전적인 문제 또한 큰 영향을 끼친 듯하다.

자동차 회사 관계자들은 애플이 기술자, 소프트웨어 및 제조 엔지니어들에게 테슬라의 1.5배 정도의 급여를 지급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테슬라와 애플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는 특히나 중요한 문제다. 이곳은 주거 비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JP모건은 현재 320달러인 테슬라의 주가가 연말까지 195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지난 2분기에 7억 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일론 머스크 CEO는 하반기에는 현금 흐름이 크게 개선돼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머스크의 계속되는 돌발 행동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7일 “테슬라 상장폐지 추진하겠다”는 발언 이후에 투자가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또 이 발언에 대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소환장을 발부하고 진위 여부 조사에 나섰다. 이후 급등했던 테슬라의 주가는 15% 이상 하락했다.

최근 애플로 이직한 테슬라의 엔지니어 출신의 한 직원은 “테슬라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행운이였다”며 “테슬라는 우리와 다음 세대를 위해 일하는 세계에서 가장 대단한 회사”라며 테슬라를 추켜 세우기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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