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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최강 한파가 닥친 14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은 ‘맞불 집회’를 열고 “태블릿PC부터 모든 과정이 조작됐다”며 박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했다.
박사모 등 50여개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전국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한파특보가 발효된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혜화로터리에서 ‘제9차 태극기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선동탄핵 원천무효’라고 쓴 손피켓을 흔들며 탄핵 무효 등을 촉구했다.
親朴 의원들 “20분 머리 만진 것 문제 아냐”…야당 몰아세우기도
서울 지역의 체감 온도가 영하 13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속 이들은 두꺼운 털장갑과 외투로 몸을 감싼 채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 시작 30여분 전부터 집회 장소 인근 혜화역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친박 의원들도 집회에 참석해 힘을 보탰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대통령은 20분간 머리를 만지면서도 세월호 관련 보고서를 읽었다”며 “여성이 머리 올리는데 20분이 그렇게 긴 시간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 윤상현 의원 역시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는 물론 안보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한 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정권 찬탈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야당을 몰아세웠다.
최강 한파 속 중장년 층 “오죽하면 나왔겠나”
매주 참석한다는 김숙자(66·여)씨는 “노인들은 이런 추위에 밖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대통령이 탄핵 당한 게 오죽 억울하면 이렇게 행동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모(71)씨 역시 “우리가 가만히 있으며 촛불선동 세력에 나라가 모두 넘어가 버릴 것”이라며 “저들이 인해전술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듯 우리도 세를 모아 기필코 탄핵을 기각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3시 50분쯤부터 서울광장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한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2부 집회를 이어갔다.
앞서 기독교계가 주관하는 ‘탄핵무효 범기독교 십자가 대행진’ 사전행사도 열렸다. 해병대 전우회와 성가대 가운을 입은 참가자들은 약 10m 길이의 대형 십자가를 들고 “헌법재판소는 탄핵 소추안을 기각해야 한다”고 외치며 시청 방면으로 행진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촛불집회 측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도심 곳곳에 184개 중대 1만 47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질서 유지 관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