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이 21일 공개한 ‘캐시 이코노미의 증가 지하경제 확대의 경고등’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화폐 발행 규모는 늘고 있지만 풀린 돈은 어디론가 사라져 잠겨 버리고 사람들은 카드 등 정보가 파악되는 거래보다 정보가 잘 파악되지 않는 현금 거래를 늘리고 있었다.
화폐 발행 잔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시중에 현금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말 11.7%이던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은 올해 5월 말 14.9%로 3.2%포인트가 증가했다. 이렇게 풀린 돈은 회수가 안 되고 있다. 올해 1~5월 한국은행의 화폐발행액과 이 기간 한은으로 돌아온 화폐환수액의 비율(화폐환수율)은 76.4%에 불과했다. 이는 2007~2008년도의 95%대, 5만원권이 나온 이후의 80%대에 견줘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카드 이용액 증가율 하락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카드(신용카드·체크카드·직불카드·선불카드 등)를 이용한 지급결제 금액은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3.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특히 개인 신용카드 사용이 더욱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개인 신용카드를 이용한 지급결제 금액은 전년동기대비 8% 증가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동안에는 2.4% 증가에 그쳐 5.6%포인트 하락했다.
우리 경제의 캐쉬이코노미 비중 증가 움직임을 반영하듯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비중이 최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 IMF 등 주요 국제기구들이 발표하는 국가별 지하경제 비중 자료의 제공자인 슈나이더 교수가 지난해 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지하경제 비중은 2000년 27.5%에서 2009년 24.5%까지 낮아졌지만, 2010년에는 24.7%로 상승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캐시 이코노미 확대를 방지하고 지하경제 규모를 줄이려면 국세청의 재산추적기능을 강화하고, 조세회피방지 규정을 보완해야 한다”며 “불성실 납세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국민의 납세의식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