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이 된 대표이사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사진)이 신규 선임됐다. 사실상 실적 부진에 따른 대표이사 교체였던 셈이다.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를 이끈 지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LG전자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 구본준 취임 후 1년…"경쟁력 회복은 글쎄"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분기 14조3900억원의 매출액과 158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1.09%에 그쳤다.
하지만 임기 중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던 LG전자로서는 기대 이하의 개선속도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구본준 부회장 취임 이후 다수의 옵티머스 스마트폰 시리즈를 시장에 선보였지만 아직 이렇다 할 히트 제품을 내놓지는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쉽게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LG전자 전체 실적의 탈출구도 보이지 않는 실정"이라며 "확실한 히트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옵티머스라는 LG전자 스마트폰 이름에는 긍정적인 이미지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며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더라도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 TV 사업도 여전히 부진…"아직 시간 더 필요" 구본준 부회장이 반격의 첫수로 선택했던 TV 사업 역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 취임 이후 FPR(편광안경방식)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시네마 3D TV`를 출시하고 3D TV 시장의 맹주로 자리 잡은 삼성전자를 타도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TV 시장 수요 부진과 콘텐츠 부족으로 3D TV 시장이 LG전자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의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 지난 상반기 LG전자의 북미 3D TV 시장 점유율은 8% 수준에 그쳤다. 이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54.5%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구본준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구 부회장은 취임 이후 `독한 LG전자`를 주창했다. 독한 실행력으로 원천적인 경쟁력을 회복하자는 일갈이었다.
또 다른 LG전자 직원은 "최근 연구인력, 특히 휴대폰 연구인력의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원천적인 제품 경쟁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아직 구본준 부회장의 공과 과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임 후 1년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LG전자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아직 부족하지만 제품 경쟁력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TV 경쟁력은 삼성전자 등 경쟁사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역시 조금씩이나마 개선되고 있다"며 "결국 이른 시일 내 어느 정도까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내놓는가가 LG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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