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호, 여당 중진·386정치인과 특수관계 가능성”

IT사업 하며 과기·국방위 의원과 교분
“일심회 공작금 추적하면 대어 나올 것”
  • 등록 2006-11-02 오전 10:04:39

    수정 2006-11-02 오전 10:04:39

[조선일보 제공] 386세대 간첩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공안당국의 수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일심회’ 총책 장민호의 공작금은 물론 그의 수상한 행적을 추적하며 나머지 연루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민호의 ‘과거’에 답이 있다”

공안당국은 장민호가 그동안 벌인 사업과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일심회 추가 관련자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민호가 ▲IT·방송 관련 분야 사업을 벌여왔으며 ▲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 간부를 지낸 점 ▲한때 여당이 관심을 가진 ‘젊은 피’로까지 선정된 점 등을 주목하는 것이다.

수사팀은 IT사업을 벌였던 장민호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교분을 맺으면서 핵심 국가기밀을 다루는 국방위원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로 친분을 넓혀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이미 국방위 소속이었던 J의원 측근 신모씨와 가깝게 지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씨는 한때 국회 과기정통위원회 소속 의원의 보좌관으로도 근무했다. 통외통위 위원이었던 여당 C의원 측근도 장민호와 친분이 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A의원 등은 “장민호를 전혀 모른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사팀은 장민호가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와 스카이겜TV 사업 등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분야 관련 정치인들과 친분을 넓혀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장민호의 사업을 도와준 정치인이 밝혀질 수도 있는 것이다.

공안당국은 특히 장민호가 1999년 여당이 탐내는 ‘젊은 피 300명’으로까지 선정된 점에 비춰, 장민호의 급성장 배후에 든든한 지원세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장민호가 실리콘밸리에서 아무리 날고 기었다고 해도 여당이 관심을 가진 총선 영입 대상으로까지 거론됐겠느냐. 그를 발탁해준 은인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따라서 장민호가 여권 중진의원이나 386세대 학생운동권 정치인들과 ‘특수관계’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민호가 여권 정치인들과의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국정 운영 관련 기밀 등을 수시로 빼내 북한에 제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공안당국은 또 장민호가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에서 활동한 사실을 들어 이들 기관을 담당하는 공무원들 가운데 장민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인사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작금에서 의외의 결과 나올 수도”

일심회의 공작금 추적도 핵심 수사 과제이다. 공안당국은 장민호가 1989년 처음으로 밀입북했을 때 1만 달러를 받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최소 1만 9000달러의 공작금을 받은 사실을 찾아냈다. 또 장민호뿐 아니라 일심회 다른 조직원인 손정목과 이정훈이 북한 대외연락부 간부로부터 각각 2000달러와 3000달러를 받은 단서를 잡는 등 공작금 관련 수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안당국은 장민호의 사업자금에 북한 공작금이 섞여있는지, 장민호가 남한에서 돈을 벌어 북한에 넘겨준 것이 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어 수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장민호는 자본금 50억원인 스카이겜TV뿐 아니라 여러 업체를 운영한 적이 있어 자금의 원천이 어디였는지 의심을 받고 있다. “장민호 등 일진회 멤버들의 사업 반경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의 대어(大魚)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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