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 거품`..일본과 어떻게 다른가

주식시장 거품붕괴후 저금리로 촉발 유사
기업 부동산 투자·모기지론 발달 등은 차이점
  • 등록 2005-07-11 오전 11:51:10

    수정 2005-07-11 오전 11:51:10

[edaily 김현동기자] 미국의 부동산 가격거품이 꺼질 경우, 미국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경기 침체를 겪게 되는 것은 아닐까. 세계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거품 붕괴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일본의 장기 불황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의 부동산 거품형성 과정은 주식시장이 정점에 달한후 저금리로 인해 본격화됐으며 미국의 최근 상황도 이와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는 것.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정점에 달했던 1991년 도쿄 황궁 인근 땅값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체 보다 비쌌다. 일본의 이같은 부동산 거품은 1989년 주식시장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몇년간 지속됐는데, 현재 미국의 집값 상승도 다우지수가 2000년 1월 정점을 기록한 이후 5년이상 계속되고 있다. 양국 부동산 거품의 형성이 비슷한 환경하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부동산 거품에는 구조적으로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내놓고 있다. ▲거품형성의 속도와 ▲투기의 주체 ▲주택금융시장의 발달 ▲정부정책 면에서 차이가 적지 않아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일본처럼 장기적 침체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먼저 일본의 부동산 거품은 미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도쿄의 70평방미터 콘도 평균가격은 1980년대초 2500만엔에서 1991년 7000만엔(현재 가치 환산시 62만5000달러)로 치솟았다. 부동산 거품이 꺼졌을 때 평균 집값은 최근 10년간 4000만엔 부근을 맴돌고 있다. 도쿄 집값이 1980년대초와 1991년 10년새 3배 가까이 오른 반면, 미국의 집값 상승세는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3월말 기준으로 과거 10년간 미국 연방주택부의 주택가격지수는 LA 도심 지역에서 159% 올랐고, 뉴욕 도심권의 경우 129% 상승했다. 미국 부동산과 일본 부동산의 또 다른 차이는 부동산 투기의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일본 부동산 열풍은 주택이 아니라 기업들의 상업용지 투기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기업들은 땅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고 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렸다. 1991년 일본 6개 대도시의 거주용 땅값은 1985년보다 2.6배 오른 데 그친 반면, 상업용지값은 이 기간중 3.9배나 뛰었다. 거품 붕괴후인 1995년 상업용지값은 반토막이 났다. 그러다보니 상업용지에 투자했던 일본 기업들은 투자원금을 날렸고, 이는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의 동력을 상실한 원인이 됐다. 반면, 미국에서는 마이애미, 라스베가스, LA, 뉴욕 등에 위치한 콘도 등 주거용 부동산이 투기의 일차적인 대상이었다. 미국에서는 아직 기업들의 부동산 투자는 많지 않다. 이는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미치는 범위가 일본에 비해 좁다는 의미다. 미국의 주택금융시장 발달도 일본과의 주요한 차이점이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주택저당증권(MBS)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을 여러 투자자들에게 분산시킨다. 반면, 일본에서는 은행들이 부동산 관련 대출의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로 인해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는 금융위기로 연결됐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야기한 위험에는 정책상의 실수도 한 몫을 했다. 부동산 거품 붕괴후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992년부터 1994년 사이 평균 0.6%를 기록했고, 1986~1990년 5년간은 5%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1995년~1996년 사이에는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금융부실을 해소하는데 실패했고 이는 두고두고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몇번에 걸친 시도에도 불구하고 42조엔에 달하는 부실여신을 처리하지 못했고, 1997년에는 소비세를 올리는 바람에 소비마저 죽여버렸다. 일본은행(BOJ)의 고금리 정책도 문제였다. 1997년 디플레이션이 시작됐을 때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으로 긴축 정책을 구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가 장기 경기부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산가치 하락을 통해 미국 경제의 기둥인 소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