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려고 공기통을 안 가져가지?" 세월호 구조대 우왕좌왕

  • 등록 2014-07-08 오전 9:29:06

    수정 2014-07-08 오전 9:29:06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구조대가 공기통을 빼놓고 가는 등 우왕좌왕 했던 모습이 드러났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팀은 지난 8일 사고 당일 해경 상황실과 구조대 사이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4월 16일 오후 3시 30분께 해경 상황실은 현장으로 향하고 있는 한 구조대의 장비 상황을 점검한다.

이때 구조대가 “공기통은 안 가져간다”고 말하자 해경 본청 직원은 당황하며 “공기통 하나도 안 가져간다고? 어쩌려고 공기통을 안 가져가지?”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해경 본청 직원이 “자기가 쓸 건 기본적은 갖고 와야 할 텐데 여기서 어떻게 빠트렸지?라고 묻자 구조대는 ”우리 차가 스타렉스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장비를 많이 실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또 이번에 공개된 통화 내용에는 현장 지휘관이 없어 혼란스러워 하는 또 다른 구조대의 목소리도 담겼다.

사고 당일 저녁 7시 30분께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저희가 누구 지침을 받고 지휘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까”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한다.

30분이 지난 뒤에야 통화가 된 서해청과 해경 상황실은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해청은 “(해경) 3009함에서 우리 구조대 대원들을 어느 정도 지휘를 하고 있는 거 같다”고 하자 해경 본청 상황실은 “그러면 똑 부러지게 (특공)대장이면 대장이고 아니면, 3009함이면 3009함이 돼야 되는데 지휘체계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서해청이 “애매한 상황”이라고 답했으며 해경 본청 상황실은 “지금 바깥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누구 지휘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고, 오기는 오라고 해서 빨리빨리 왔는데 오니까 이건 뭐 (지시가) 아무것도 없고…”라며 엉성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이날 지휘체계가 없어 구조대는 현장에서 철수했고 ‘골든타임’을 흘려보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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