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한파와 폭설로 인한 경제지표 부진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지속에 대한 우려,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한 증액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3중고(重苦)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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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시 2%대 추락..美국채값은 급등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2%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가 2.08%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2.61% 내려갔다. 특히 뉴욕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나 추락하며 지난 1933년 이후 최악의 2월 첫 거래일을 경험했다.
지수가 이처럼 떨어지자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도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15선에서 단숨에 21선까지 뛰어 올랐다. 이는 재정절벽 위협이 한창이던 지난 2012년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2.57%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미국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때의 금리 수준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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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3으로, 전월 56.5보다 둔화됐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만에 최저였다. 또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 등 미국 대표 자동차업체들의 1월 판매량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 모두가 지난해 12월 고용지표 악화를 야기한 겨울철 한파와 폭설 탓이었다.
문제는 이런 와중에도 연준은 지속적인 테이퍼링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재닛 옐런 신임 연준 의장이 취임한 이날 연준내 매파 성향의 인물인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증시 하락과 해외에서의 환율 급변동에도 불구하고 테이퍼링 속도를 늦춰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 월가 전문가들 “5~10% 더 떨어진다”
이같은 악재들 모두 단기간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월가 전문가들도 지수가 최대 10% 더 하락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잭 에이블린 BMO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가 빠르진 않아도 아직까지는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지표를 보고 경기를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다만 현재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높은 편이라 당분간 조정세는 이어질 것이며 최대 10% 정도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패트릭 보일 BTIG증권 트레이더도 “투자자들은 5% 정도 하락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며 조정장은 3~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전문 트레이더들은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가담하려는 모습이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두고 매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리 냅 바클레이즈 주식포트폴리오 전략 헤드는 “연준 정책이 전환될 때 시장은 통상 8% 정도의 조정을 보였다”고 전제한 뒤 “연준이 통화완화정책을 거둬 들일 때 시장은 부정적인 뉴스에 과도하게 반응하곤 했던 만큼 S&P500지수는 17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점쳤다.